생활가전과 함께 주력사업인 TV의 경우 수요정체가 이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이라는 초강수를 띈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 사업본부와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VS(자동차부품) 사업본부는 적자폭이 커졌다.
특히 전통적인 비수기인 하반기로 접어들고 TV와 스마트폰 사업의 경우 회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약해 하반기 경영전망도 불투명하다.
LG전자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5조6292억원, 영업이익 6523억원, 당기순이익 106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30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4%, 67.5%나 감소했다.
◇H&A사업본부, ‘효자’ 사업 재확인
이날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는 H&A(홈앤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가 LG전자의 효자 사업임을 재확인했다.
H&A사업본부는 매출액 6조1028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7276억원)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분기 사상 첫 6조원을 돌파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북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해외 전 지역의 판매 호조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었다”며 “영업이익 역시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신가전의 판매 확대와 에어컨 성수기 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55.4%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11.8%)은 2분기 기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MC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의 고전은 2분기에도 이어졌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조6133억원, 영업손실 3130억원을 기록했다. 1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을뿐만 아니라 지난 1분기(2035억원)보다 영업적자가 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5G(5세대 이동통신) V50 씽큐(ThinQ)의 판매 호조로 전분기보다 매출은 늘었지만 4G 및 보급형 스마트폰의 수요 정체로 인한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며 “마케팅 비용과 평택 스마트폰 생산시설의 재배치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VS사업본부는도 2분기에 5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1분기(154억원)보다 적자가 늘었다. 이때문에 2020년 흑자전환 목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
회사 관계자는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신규 프로젝트 매출 확대와 주요 거래처의 전기차 부품 수요 증가 등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신규 프로젝트의 양산 비용 투입 등으로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비수기·경쟁사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 환경악화
LG전자는 3분기도 경영환경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측은 “소비와 투자 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갈등,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라며 “주요 제품이 비수기에 진입하고 수요가 정체되면서 경쟁의 강도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MC사업본부의 경우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각각 갤럭시노트10과 아이폰 신제품을 하반기에 선보이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TV경우 전반적인 수요 정체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이날 실적발표 이후 실시한 컨퍼런스콜에서 서동명 MC사업본부 기획관리담당은 “북미시장은 올해 4분기 또는 내년 1분기부터 5G(5세대 이동통신)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투자가 예상된다”며 “애플이 5G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2020년 상반기까지 북미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는 9월까지 완료할 계획인 스마트폰 생산기지의 베트남 이전을 통해 연간 500억~1000억원의 비용절감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HE사업본부는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진호 HE본부 기획관리담당 전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통해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유지하면서 초대형 TV 시장에서도 주요 업체와의 경쟁을 통해 매출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OLED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25% 수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