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에 덜미 잡힌 중국 보이스피싱 일당

김성훈 기자I 2017.05.18 16:43:29

警·금감원, 음성DB로 中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금감원 "범인 검거와 범행 예방에 음성DB 활용"

노세호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이 18일 오전 중국에 거점을 두고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일당 검거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검찰이나 금융기관 등을 사칭해 수 억원의 돈을 가로챈 중국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 혐의로 A(36)씨 등 중국 콜센터 조직원 9명과 국내 보이스피싱 인출책 25명 등 34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27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올 1월까지 중국 천진에서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뒤 “고금리 대출금을 저금리로 전환해주겠다”거나 “보유 자금이 범죄와 관련돼 있어 확인해야 한다”고 속이는 수법으로 107명에게서 총 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앞자리가 ‘15’로 시작하는 전화번호가 보이스피싱 번호로 인식되자 국내 전화번호로 발신표시를 바꿔 피해자들의 의심을 줄였다.

경찰에 따르면 붙잡힌 보이스피싱 조직원 중에는 고액 알바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콜센터 조직원으로 활동한 국내 유학생(3명)과 형제(2명), 친구 사이(4명)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신고한 ‘그놈 목소리’ 음성자료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원) 음성분석 시스템에 의뢰해 범죄자를 특정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이들이 과거에 벌인 범행 20건도 추가로 확보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5월 국과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부터 사기범들의 음성자료를 구축해왔다.

금감원은 향후 수사과정에서도 ‘그놈 목소리’ 성문분석 결과를 적극 활용하도록 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전까지 피해 예방 차원에서 음성자료를 공개해왔다면 앞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범 검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열린 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검거 브리핑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가 피의자들의 목소리를 분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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