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48.2%까지 감내가능" 중동사태 덮친 마당에 '제약업 무너진다'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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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요 기자I 2026.03.10 12:07:02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비대위, 10일 긴급 기자회견 소집
중동사태로 판도 변화...제약업, 원료 해외의존도 높아 이중고
"기존 53.55%에서 10% 낮춘 48.2%까지 감내가능하다"

[이데일리 임정요 기자]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0%대로 정해져 있던 복제약(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40%대로 인하하겠다는 정부의 개편안에 제약산업계가 신음소리를 내고 있다.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시행될 개편안은 14년 만에 이루어지는 약가인하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부가 예상하는 절감액은 1조원 정도다. 대부분 현금흐름을 제네릭의약품에서 창출하던 국내 제약사들은 약가인하로 인해 고용, 생산 설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던 시스템이 실질적으로 붕괴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고 있다.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약가인하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임정요 기자)




"48.2%까지는 감내 가능"



10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약가인하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급격한 약가인하, 제약산업 무너진다'는 주제로 비상대책위원회가 발언했다.

비대위는 이번 정부의 개편안에 대항하는 약업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약가인하 파급효과 △유통질서 확립 △산업의 지속가능한 선진화방안에 대한 정부-산업계의 공동연구 착수를 공식 제안했다.

비대위는 약가인하 파급효과, 즉 약가인하가 국민 건강과 산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입체적이고 실질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약품판촉영업자(CSO)의 급증으로 인한 수수료 지급 문제를 언급하며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도 함께 진행되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5대 제약바이오강국 도약이라는 국정 목표 실현에 부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선진화 방안을 함께 도출해낼 것을 요청했다.

이번 정부가 제시한 약가인하 대상은 특허기간이 끝난 저분자(스몰몰레큘)의약품의 화학구조식을 그대로 카피해 만든 제네릭의약품에 해당한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업체(CDMO), 비급여의약품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가격을 높여주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노연홍 공동 비대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기존 약가는 53.55%이며 여기에서 10%를 낮추면 48.2%다. 거기까지는 감당할 수 있고 더 이상 내려가면 힘들다"고 말했다.

권기범 공동 비대위원장(동국제약 회장)은 덧붙여 "반드시 약가인하를 해야한다면 혹독한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 거래처와의 고통분담 등을 통해 10%까지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2024년 기준으로 전체 상장사 167개의 설비투자 금액이 2조6900억원, R&D 투자가 4조7000여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상장사 매출액 37조6000억원의 약 20%가 넘는 액수이며 매년 증가추세"라며 "이런 활발한 활동을 통해 2024년 기준 기술수출료·완제품·원료 도합 247억 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이것은 재작년 대비 65%가 넘는 것이며 추세가 계속된다면 머지않아 500억 달러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지나친 약가 인하는 투자활동, 산업 생태계 분위기 위축으로 이어진다. 인건비·원자재·환율·유가 급등으로 원가 상승이 특별히 우려되는 경제상황에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10%라고 말한 것은, 이 또한 큰 금액"이라고 말했다.



제네릭=국산 전문의약품



실제로 제약사들은 약가인하 가능성에 맞춰 2026년 예산안을 재편성했다고 말한다. 신규인력 채용을 포기하거나 R&D 및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재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윤웅섭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일동제약 회장)은 "약가 개편은 기업의 비상경영에 실질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당사는) 2026년에 새롭게 시작하는 조직이나 채용, R&D에 예산편성을 모두 바꾸었다"고 말했다.

윤 대외협력위원장은 "(약가인하가) 단순히 이익의 감소 차원이 아니라 사업의 지속가능 여부 문제로 와닿고 있다. 언제 약가인하를 시작하고 얼마나 낮춰질지는 모르나, 비상이라 생각하고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정부가 산업경쟁력 강화와 재정부담 완화를 동시에 고민한다는 것을 알지만, 정책설계과정에서 실제 산업구조와 기업재무상황을 정밀히 분석하고 함께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제네릭의약품을 '국산 전문의약품'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오리지널의약품을 카피해 만들었지만, 이를 통해 핵심 의약품의 국산화를 이끌어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관련해서 노 비대위원장은 "제네릭 개발에도 시설투자와 연구개발, 품질관리 노력이 들어간다. 한 제품 개발에 2~3년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 일부 다품목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철저한 규제산업에서 그와 관련된 정부정책에 산업계가 적응한 결과물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비대위원장은 또한 "정부가 개편 계획을 발표한 작년 11월말과 지금의 상황은 매우 달라져있다. 중동사태로 인해 평상시와 같은 상태를 전제로 해서 정책결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결정 후 파급효과가 매우 버거울 것으로 판단해서 정부의 구체적인 제안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한국제약협동조합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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