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K배터리, 46파이·CTP 등 기술 소개
"EV 배터리 없나요" 中 기업에 관심
[이데일리 공지유 조민정 기자] ‘46파이’, ‘셀투팩(CTP)’,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 업계가 한자리에 모여 신기술 알리기에 나섰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차세대 제품과 기술을 통해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관람객들이 삼성SDI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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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코엑스가 주관하는 국내 최대 배터리 산업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사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 13회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688개 기업들이 부스를 꾸렸다.
이번 전시회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불황에 맞서기 위한 차세대 기술력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여러 무기를 준비해 놓아야 다변화하는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시회에서 미국 태양광 전기차 스타트업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모빌리티 차량을 전시해 참관객들이 시승할 수 있게 했다. 태양광 차량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원통형 2170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최대 643㎞까지 주행할 수 있다.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앱테라 모터스의 태양광 모빌리티 차량이 전시돼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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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와 CAS(Cell Array Structure) 기술을 공개했다. 46시리즈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보다 5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제공하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여겨진다. CAS기술은 차세대 모듈·팩 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셀 사이에 쿨링 튜브가 있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며 “그 위에 레진을 부어 셀 사이를 채움으로써 불이 나도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46파이 배터리를 전시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46파이 배터리 양산을 시작했으며, 이달 중으로 고객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삼성SDI 부스에서는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 ‘달이’를 현장에서 시연했는데, 시연을 보기 위해 참관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성SDI는 이번 전시에서 각형 배터리 셀투팩(CTP) 기술과 함께 2027년 하반기 양산 예정인 전고체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또 기존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뿐 아니라 중저가 미드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와 LFP 배터리 등을 소개했다.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삼성SDI 부스에서 현대차·기아 로보틱스랩의 서비스 로봇 ‘달이’가 움직이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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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은 이날 기존 주력으로 하는 파우치와 함께 각형, 원통형 배터리를 전시하며 3대 폼팩터를 모두 전시했다. SK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완성차 업계가 하나의 폼팩터만을 고수하지 않고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3대 폼팩터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전시회에 참가해 양·음극재 신기술과 제품을 전시했다. 포스코퓨처엠은 니켈 함량을 95% 이상으로 높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 울트라 하이니켈(Ultra Hi-Ni) 단결정 양극재에 대해 2026년까지 양산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 시대에 대비해 황화물계 전해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참관객이 비야디(BYD)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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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처음으로 전시회에 참가한 비야디(BYD), 이브이 에너지(EVE) 등 중국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비야디의 경우 이번 전시에서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는 전시하지 않고 전기 이륜차와 가전용 소형 배터리만 선보였는데, 참관객들이 부스를 찾아 “전기차용 배터리는 없냐”고 묻기도 했다.
EVE는 이날 부스에서 전기차용 NCM, LFP 배터리를 선보였다. EVE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의 경우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를 주로 공급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은 LFP 배터리로 공략하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