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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측은 각각 10분씩 프레젠테이션(PT) 방식으로 진술했다.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이 개인의 돈인양 친구 회사에 투자해 손실을 입고 친인척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며 “경영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은 정당한 주권 행사”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 대리인은 이날 회계 장부 열람 신청 이유로 최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투자 건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관련 △이사회 결의 없는 카타만 지급보증 △가족 회사 일감몰아주기 등을 들었다. 4가지 의혹 등이 주주로서 우려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 것이다.
이들은 “최 회장이 대표이사 취임한 지 2개월 뒤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설립됐고, 그전에 사모펀드를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친구의 회사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며 “원아시아 대부분 펀드에서 상당한 투자 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서도 “채무자가 이사회에 보고한 1·2차 보고서 금액이 다르고 이후 공시한 수치도 모두 다르다”며 “각종 수치에 심각한 불일치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당기순손실이 매출액보다 더 많은데, 이런 회사를 5800억원을 주고 인수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선 “씨에스디자인그룹 대표이사 이씨는 최윤범의 처형”이라며 “누가 뭐래도 친인척 대상 일감 몰아주기”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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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폐기물 등에서 금·은·동 등 중간재를 추출해 판매하는 이그니오홀딩스 인수와 관련해선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었고,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도 찬성표를 행사했었다”고 반박했다. 또 처형 회사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은 “일방적 의혹 제기”라고 선을 그었다.
법원은 이날 양쪽의 주장을 청취하고 오는 11월 20일까지 양측에 종합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한 뒤 심문을 종결했다. 이에 가처분 신청에 대한 결과는 이르면 내달말쯤 나올 전망이다.
한편 법원은 이날 오전 영풍 측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제기한 ‘자사주 취득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기각 판결을 내렸다. 고려아연이 영풍과 공동보유관계가 아님이 증명돼 특별관계로 보긴 어렵단 것이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영풍의 공개매수에 대응해 자사주 취득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영풍은 이날 기각판결 직후 법원에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또다시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