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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출발 전부터 삐그덕대는 양상이다. 정강정책에 실릴 중도·진보 단어 선택을 두고 양 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데다 신당 지도체제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양 당의 화학적 결합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 마지막 회의 덕담 마무리했지만…
국민·바른정당은 통합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2일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각자의 당명을 내건 마지막 회의라는 점에서 지나온 길에 대한 아쉬움과 새 출발을 앞둔 설렘이 교차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년은 결코 짧지 않았다”며 “정부에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잘못된 국정운영에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 정당으로 자리잡았다”고 자평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작은 정당의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져주신 국민과 취재진·당원 동지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에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이 한 자리에 모였다.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서로 상견례를 나누고 지도체제·당헌당규 등 세부적 실무를 조율하기 위해서다. 바른미래당에 가장 늦게 합류한 국민의당 중재파 의원들도 참석했다. “지역을 뛰어넘고 이념을 뛰어넘어 하나가 되었다”(김동철 원내대표) “난산 끝에 옥동자를 얻었다”(박주선 국회 부의장) 는 등의 덕담을 건네며 각오를 드러냈다.
◇ 당 정책노선 ‘이견’…지도부도 선출 못해
하지만 벌써부터 양 당의 차이점이 불거지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당의 정책노선이다. 양 당은 전날에도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를 보지 못했다. 특히 정강·정책에 ‘중도’ ‘진보’ 중 어느 단어를 택할 지 실랑이를 벌였다. 양 당이 정책 연대 등으로 합을 맞춰보기 전에 통합을 조급하게 추진한 부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추위에서 정강정책 협상을 맡은 지상욱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양 당 대표가 분명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추구하기로 했지만 국민의당이 진보로 수정하겠다고 한다”며 직접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사실상 협상이 중단된 상태며 이런 식으로 가면 협상이 결렬될 지 모른다”고 했다. 지 의원의 공식적인 문제 제기에 안 대표는 “이견이 있으면 서로 이해하고 좁히려고 노력하겠다”며 일단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신당을 이끌 지도체제도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일단 유 대표는 “지방선거 전까지 공동 대표직을 맡은 뒤 사퇴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현재까지 박주선·유승민 공동 대표체제가 유력한 상태다. 당초 이날까지 당대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확정짓기로 했지만, 지도체제는 13일 전당대회 직전에나 결정될 전망이다.
앞서 당 로고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양 당의 시각차가 드러난 바 있다. 유 대표는 기존 바른정당을 대표하던 하늘색 로고에 애착을 보였지만 최종 로고는 청색과 녹색을 더한 민트색으로 결정됐다. 관련해 유 대표는 “제 개인적인 의견을 밝히면 문제가 될 것 같다”며 여운을 남겼지만 안 대표는 “기존 안 중에서 선택했다”며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