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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오를 것 같았는데`…슬슬 몸사리는 비트코인 투자자들

이정훈 기자I 2021.01.15 17:19:22

석 달도 안돼 3배 뛴 비트코인, 조정 시작되자 널뛰기
英 금융감독청 "투기적 투자로 돈 다 날릴 수도" 경고
전문가들 "주식도 안해 본 투자자들이 쉽게 보고 덤벼"
기관투자가 저가매수에도…"개인들은 매수 신중해야"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랠리를 멈춘 뒤 급등락하며 불안한 양상을 보이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국 금융당국인 금융감독청(FCA)이 `투기적인 가상자산 투자가 자칫 투자금을 다 날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던진 뒤로는 투자 리스크를 따져 보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0월 이후 불과 석 달도 채 안돼 3배 이상 급등했다. 지난 8일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4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이틀 만에 최대 26%에 이르는 큰폭 조정을 보이며 3만달러대까지 위협 받다가 다시 3만9000달러 근처까지 회복되는 모습이다.

투자플랫폼인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서새너 스트리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은 주로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감만을 반영하며 올랐다”며 “FCA는 이처럼 급등락을 보이는 가상자산 시장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고, 그 때문에 투자자들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노리며 무모하게 투자하는 것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투자중개회사인 AJ벨의 레이스 칼라프 애널리스트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누구든지 투자금을 다 날려 버리거나 상당부분 손실을 입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심지어 주식이나 채권 투자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곧바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도 이를 주식 투자와 같은 정도의 위험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런 투기적 투자자들과는 별개로, 너무 비싸진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부담스럽거나 화폐가치 하락을 헤지하려는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비트코인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건 과거 2017~2018년 랠리 때에 비해 투자 위험을 낮춰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가상자산 트레이딩 플랫폼인 디지넥스에서 트레이딩부문 글로벌 대표로 일하는 맷 블롬은 “달러화의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자신들이 보유하는 포트폴리오의 5% 정도를 비트코인으로 채우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이는 2017년과는 분명히 달라진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가상자산 데이터업체인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2017년까지만 해도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관투자가나 큰손 투자자는 1600명 남짓이었지만, 현재는 그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가 2400명을 넘어서고 있다.

영국 자산운용사인 러퍼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1월에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를 시작했는데, 이미 3억2700만~6억9300만파운드 수준의 운용수익을 얻고 있다. 이 덕에 지난 12개월 간 수익률은 16.8%에 이른다. 칼라프 애널리스트는 “러퍼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2.5% 정도만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전통적인 자산에 투자하고도 이 정도의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조정 과정에서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투자자들도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중개업체 이토로의 사이먼 피터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는 “이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조정과정에서 저가 매수에 가담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칼라프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저가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는 금융당국의 투자자보호 대상이 아닌 만큼 상황이 잘못 되면 투자금의 일부도 건질 수 없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 때문에 FCA는 이달부터 개인투자자들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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