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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11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의 특별세션3 ‘인구고령화, 제약산업에 황금기회’에서 이 같은 국내 제약 바이오 산업의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먼저 인구 고령화는 제약산업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020년 국내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15.7%(고령사회)를 차지하고 있지만 2026년이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전망이다. 국내 초고령화사회 도달 속도는 26년으로 일본 36년, 미국 88년, 프랑스 155년에 비해 매우 빠르다.
서동철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빠른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장기요양서비스 등 노인 대상 정책이 보건의료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하고 있다”며 “노인들은 만성질환자와 복합질환자가 많아 (여러 약을 동시에 사용하는) 다제약물요법에 대한 의존성 크고 신체 기능 저하로 (사망) 위험도 높다”고 말했다.
박성호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산업기술 연구개발(R&D)단장은 현재 65세 이상 고령자의 사망원인을 분석해 간접적으로 향후 의약품 수요가 많을 분야를 예상했다. 그는 “나이가 든다는 게 단순히 기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고 질병이 증가한다는 의미”라며 “(사망 질환은) 암, 심장질환, 폐렴, 당뇨병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18년 65세 이상 고령자 사망원인 1위는 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763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어 심장 질환(360.8명), 폐렴(295.3명)순이다.
박 단장은 “암과 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2010년 5순위에 진입한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2018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암 종류별 사망률을 보면 폐암이 인구 10만 명당 194.6명으로 가장 높고 대장암(88.1명), 간암(87.7명)순”이라고 말했다. 이런 질병과 관련된 의약품을 만드는 것이 유망하다고 전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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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선 “우리 제약 시장은 전 세계의 2%도 안 되는 시장이라 규모의 경제에서 (경쟁이)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의약품 생산업체(555개)가운데 상위 30개사를 제외하고는 연매출이 1000억원 이하로 중소기업이 많은 실정이다.
그는 이어 “신약을 하나 만드는 데 3조원 정도 들어간다고 얘기하지만, 우리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연구개발비를 많이 쓰고 있는 한미약품이 1년에 1600억원을 쓰고 있다”며 “3조원을 쓰려면 1600억원을 20년 써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제약회사가 버틸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실제 한미약품의 1600억원 연구개발비는 매출액 대비 20% 수준으로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략 연간 9조원의 연구개발비를 쓰는 데 비하면 미비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서 교수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의 경우 본격적인 신약개발보다는 개량 신약개발에 연구개발을 집중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개량신약이란 이미 있는 신약을 구조와 제형(약의 형태)변경, 복합제 발견 등을 통해 개선한 형태를 말한다.
그는 “개량신약은 상대적으로 적은 연구개발 비용으로 제네릭(복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다국적 회사들의 연구개발 인력 구조를 보면 기초 과학을 연구한 사람이 많지만 우리의 연구개발 지식은 어플라이드 사이언스(응용과학)쪽이 강하고 기초 과학에는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인수합병(M&A)도 고려해야 할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서 교수는 “일본 제약회사의 성장 과정을 보면 일본 회사와 해외 제약회사와의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화를 거쳤다”며 “우리가 일본 산업구조와 비슷하기 때문에 회사 규모를 키워 개발비용을 충당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실제 일본의 경우 1990년대 내수 위주의 성장한계에 봉착해 2000년대부터 인수합병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다. 그 결과 2018년 기준으로 세계 50대 제약 회사 가운데 8개 기업이 일본 제약 회사다.
서 교수는 다만 “(국내 제약회사는) 포트폴리오가 제너릭에 집중돼 있어 회사마다 비슷하다”며 “그래서 국내 제약회사간의 인수합병은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