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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 인수합병, 조건 완화될 듯..과기정통부 주최 첫 토론회(종합)

김현아 기자I 2019.07.30 17:29:30

교수들, 인수합병 산업 활성화 관점으로 봐야
알뜰폰,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논란도 ‘신중’ 모드
소비자단체, 노조, 케이블 업체는 규제 필요성 언급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상택 교수(이화여대 경제학과)가 30일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 종합토론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뉴스1 제공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처음 주최한 ‘방송통신기업 인수합병 토론회’에서 참석한 교수들이 한 목소리로 3년 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합병(M&A)이 불허됐을 때와 달리 넷플릭스 등 글로벌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이 급성장한 시장 상황을 언급해 조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업계 관계자들도 참석했지만 과기정통부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를 통해 토론자로 섭외한 교수들의 생각이 ‘규제 완화’로 돼 있기 때문이다.

부과 조건이 경쟁제한성에 대한 엄격한 사전 규제보다는 산업 활성화에 방점을 둘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날 시민단체와 노조는 교수들보다 강화된 조건을 언급했고, KCTV제주방송, 알뜰폰협회, 이통3사는 각사 입장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 지분인수 및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합병시 방송통신시장 변화
(2018년 12월 기준, 출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교수들, 인수합병 산업 활성화 관점으로 봐야

곽정호 호서대 빅데이터경영공학부 교수는 “인수합병을 산업 활성화 관점에서 바라보고 우려는 보완적 접근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IPTV 분야는 규제를 더 완화해 케이블TV와 다른 독창적인 서비스가 나오게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송시강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지금 IPTV와 케이블TV가 너무 똑같아서 오히려 케이블TV가 고사했다”면서 “IPTV에 차별적인 규제 완화와 함께 케이블TV는 지역성을 강화하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역시 “제도가 산업을 막을 순 없다”면서 “경쟁상황평가에서 나오는 것처럼 소비자들은 IPTV와 케이블TV를 동일 제품으로 인식하는데 기본적으로 주무부처(과기정통부)의 의견들이 상당히 중요하게 반영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해, 2016년 공정위가 지리적 시장 획정을 78개 권역으로 해서 SK텔레콤의 CJ헬로 M&A를 불허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곽 교수도 “OTT로 지리적 시장의 대체성이 강화되고 있다. 전국 권역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논란도 ‘신중’ 모드

교수들은 업계에서 치열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알뜰폰 인수 문제와 △SK텔레콤의 티브로드 합병 시 이동통신 지배력의 결합상품 시장 전이 문제에 대해서도 별 문제 없다거나 신중한 입장이었다.

송시강 교수는 “알뜰폰(MVNO)과 통신사가 같은 시장인지 의문”이라면서 “LG유플러스가 인수한다고 해서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본다. 새로운 혁신기업이 나오면 언제든지 알뜰폰 맏형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합상품 지배력 전이 논란에 대해서도 “지분 인수와 합병은 아무 차이가 없다. 합병의 경우 지분인수보다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면서 “통신방송 결합상품은 소비자에게 혁신 상품이 될 수 있으니 좀 너그럽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호 교수도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시) 독행 기업 CJ알뜰폰이 사라질까 하는 우려나 (SK텔레콤의 티브로드 인수 시)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이 방송시장 전이 우려는 개념은 있지만 구체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 실증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 노조, 케이블 업체는 규제 필요성 언급

이날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2016년 공정위에서 독행기업으로 평가한 가입자 79만명의 헬로모바일은 알뜰폰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어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이통사의 알뜰폰 소유는 어색하다”고 말했다.

김진억 희망연대노조 국장은 “이번 인수합병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 되지 않도록 충분하고 투명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정부 부처가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대인 KCTV제주방송 대표는 “통신사 IPTV가 돈으로 일시에 SO(케이블TV)를 인수하려 하는 만큼 강한 규제로 감시해야 할 때”라면서 “대기업 IPTV만 칭찬하지 말고 우리도 칭찬해 달라. 지역 케이블인 제주방송의 올해 예상 매출은 480억 원인데 예상 투자액은 201억 원”이라면서 △합산규제 재입법 △현금성 경품제공 상한규제 △SO의 책무를 무시한 편법 가입자 IPTV 전환 금지 등 케이블TV 생존을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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