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만 해도 22위였던 판사가 작년 조사에서는 1위로 올라섰다. 5년 전 상위 10위 안에 들었던 성우(2위), 상담전문가(3위), 신부(4위)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위였던 초등학교교장은 6위로 내려앉았다. 학예사(6위), 국악인(8위), 아나운서(9위)도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반면 도선사(2위), 목사(3위), 전기감리기술자(5위), 한의사(7위) 등이 새로 10위권내에 진입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우리나라 621개 직업종사자 1만 91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직자조사를 분석한 ‘직업만족도’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직업만족도는 해당 직업의 △발전가능성 △급여만족도 △직업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만족도 등 6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재 몸담고 있는 직업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종사자들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개념이다.
6개 세부 영역별 결과를 종합해보면 국내 주요 직업 621개 중 판사의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40점 만점에 33.16점을 얻었다. 판사는 사회적 평판(2위), 급여만족도(4위), 수행직무만족도(4위), 직업지속성(8위) 등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항구, 해협 등 연해에서 선박의 입·출항로를 안내하는 도선사(33.07점)는 급여만족도(2위)는 물론 직업지속성(4위)과 수행직무만족도(6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종합 평가에서 2위에 올랐다. 목사(3위, 33.03점)와 대학교총장(4위, 32.94점), 전기감리기술자(5위, 32.93점) 등이 뒤를 이었다.
직업만족도 상위 20개 직업에는 교육 및 연구 관련직이 7개로 가장 많았다. 해당 직업은 △대학교 총장 △초등학교 교장 △교수 △연료전지개발연구자 △물리학연구원 △지질학연구원 △초등학교 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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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11년 초등학교 교장 만족도 최고
반면 5년 전 직업만족도가 가장 높은 직업은 초등학교 교장으로 나타났다.
당시 직무만족도 조사는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의 759개 직업 종사자 2만 618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만족도 구성요소는 사회적 기여도(평판)와 직업지속성, 발전가능성, 업무환경과 시간적 여유, 직무만족도 총 5개였다. 작년 만족도 구성요소와 비교해보면 급여만족도가 빠졌다.
초등학교 교장은 정년보장과 시간적 여유, 사회적 평판, 발전가능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21점 만점에 17.86점을 획득했다.
만족도가 높은 직업 20개 중 초등학교 교장을 비롯해 대학교수, 특수학교 교사 등 교육 분야 직업이 5개로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추세는 5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다.
또 당시에는 작곡자, 국악인 등 문화예술 분야의 4개 직업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상위 20위 안에는 상담전문가, 놀이치료사, 웃음치료사 같은 행동·심리 컨설팅 분야 직업과 성우, 아나운서 등 방송분야 직업들도 포함됐다.
◇“새 항목 추가 영향..근무여건 살펴 직업 찾아야”
고용정보원은 직업만족도 순위 변화에 대해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새로운 항목 추가(급여만족도)와 사회적 평판을 묻는 문항 중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다고 응답한 결과’ 등이 반영된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김한준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판사는 5년 전에도 22위로 직업들 중 높은 만족도를 보였지만 자녀에게 권유하고 싶은지를 묻는 문항이 새로 생긴데다 추가된 급여만족도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면서 “반면 2011년 전체 만족도 3위에 올랐던 상담전문가는 ‘급여만족도’ 분야에서 점수가 낮아 지난해 59위로 내려앉았다”고 말했다.
2011년 전체 만족도 2위에 올랐던 성우는 지금(작년 기준)도 근무환경(2위)이나 수행직무만족도(6위)에서 점수가 높았지만 다른 분야에서 점수가 낮아 32위로 밀려났다.
김 위원은 “사람들은 일생 중 대다수의 시간을 직업과 함께 보내는 만큼 급여와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등을 두루 살피고 미래 직업세계 변화도 고려해 최적의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