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018년 12월 합동참모본부가 작성한 ‘북한 파괴 GP 검증 보고서’의 기밀을 해제해 22일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실에 제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당시 북한 GP 검증이 실제로 부실하게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2018년 11월 비무장지대(DMZ) 내 GP 각각 10개를 파괴하고 1개씩은 병력과 화기, 장비를 철수시키되 시설물은 원형 상태로 유지하기로 했다. 같은 해 12월 양측은 상대측 파괴 GP에 검증단을 보내 파괴 여부를 검증했다. 우리 측은 11개 북한 GP에 각 7명씩, 총 77명을 투입해 불능화 여부를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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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북한군이 지하시설은 없다고 주장해 우리측이 북한 GP 지하시설은 제대로 확인도 못했다. 지하시설로 보이는 입구를 북한군이 위장해 놓았다고 우리 군 검증단이 지적하니 북한군은 ‘샘물’, ‘지하 물탱크’라 주장하며 부인했다. 또 사전 예고도 없이 ‘지뢰지대 표지판’을 설치해 우리 군 검증단의 접근을 막았다고 기술돼 있었다.
검증단은 맨눈으로 확인 가능한 지상시설은 대부분 파괴된 것으로 평가했지만, 지하시설에 대해서는 10개 파괴 GP 중 8곳에서 식별이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식별이 제한됐다고 평가된 8개 GP 중 5곳은 북한이 지하시설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지하시설의 존재를 부정한 GP 병역막사 인근에서 우리측 검증단이 위장된 미상의 지하공간을 발견해 지적하자, 이곳을 샘물이라고 했다가 지하 물탱크라고 번복했다. 검증단은 당시 북한군의 형태에 대해 “둘러대기 급급”했다고 보고서에 기록했다.
GP 내 총안구 파괴 여부에 대한 검증도 부실했다. 총안구는 GP와 지하갱도 혹은 교통호로 연결된 전투시설이다. 기관총이나 소총과 같은 직사화기를 운용할 수 있는 진지를 의미한다.
검증단 보고서에 따르면 10개 GP 중 7곳에서 총안구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파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총안구는 7개 GP에서 총 31개에 달한다. 우리측이 총안구가 설치된 지역으로 판단한 지역에 지뢰지대 표지를 설치해 접근을 막거나 총안구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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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검증단은 보고서상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부분을 기록으로 남겼지만, 총평에서 모두 ‘불능화’ 평가를 내렸다. 군 당국도 북한 파괴 GP가 불능화됐다는 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의 2018년 12월 12일 GP 불능화 상호검증 실시 결과 발표 보도는 허위였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당시 문재인 정부의 GP 불능화 시도는 우리 국민을 속인 ‘가짜평화쇼’, 우리 군의 전투력을 약화시키고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 라는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문재인 정부의 북한 GP 부실 검증 발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불법행위는 엄정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