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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군은 “B군은 전교 7등이었고 C군은 180여명 중 20등 정도로 둘 다 성적이 상위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B군에 대해 “전교 7등 친구는 컴퓨터를 잘해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진학을 생각했던 걸로 안다”며 “1학년 때 전교 부회장을 하고 2학년에 올라와서는 전교 회장 선거에서 당선까지 됐다. 당선된 지 일주일 만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교 회장 친구는 원래 1등급이어서 이번에도 1등급이 나온 걸로 안다”며 “그런데 20등이었던 C군이 기말고사에서 아예 전교 1등을 해버렸다”고 덧붙였다.
A군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뭐가 안 나왔을 때 C군은 억울하다며 학교에서 울었다”며 “그때 C군 어머니가 학교에 오셨는데 어머니도 아예 모르고 있으셨기 때문에 계속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범죄의 타깃이 된 교사가 평소 자신의 컴퓨터 화면이 캡처되는 것을 인지하고 의아해했다고 밝혔다. 시험지를 유출한 학생들은 교사 컴퓨터에 화면을 일정 시간마다 캡처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학생은 이 화면 캡처본을 빼돌려 시험 문답을 알아냈다.
A군은 “선생님들이 중간고사 보기 전 방과후시간에 자기 컴퓨터가 캡처되는 것 같다고 이야기하신 걸로 알고 있다”며 “수업 중간에도 갑자기 캡처되는 게 보여서 ‘요즘 왜 갑자기 캡처가 되지?’라고 말씀하신 걸로 안다”고 했다.
그는 “1학년 때 엄청 열심히 공부해서 등급이 잘 나온 애들은 억울할 것 같다”며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떨어지면 엄청 속상하지 않을까”라고 토로했다.
한편 지난 26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B군과 C군을 학사행정에 대한 업무방해 등 혐의로 입건한 바 있다. 야간을 틈타 건물 외벽을 타고 창문을 통해 교무실에 침입, 교사들의 노트북에 일정 시간마다 모니터 화면을 캡처하는 악성 코드를 설치해 시험 자료를 빼돌린 혐의다.
경찰은 이들이 이같은 수법으로 올해 중간고사 7과목, 기말고사 9과목 등 총 16과목의 문답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범행을 최초로 인지한 건 동급생들이었다. 추후 입건된 학생 중 한 명이 기말고사 당시 시험지에 답안을 적고, 이를 찢어 학교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동급생 중 하나가 목격한 것이다. 찢겨진 쪽지 조각을 전부 맞춰보니 정답안과 거의 일치했고, 이를 알게된 한 학부모가 학교 측에 고지했다는 것이다.
시 교육청에 따르면 대동고는 조만간 학생 생활 규정에 따라 생활교육위원회를 열어 해당 학생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데, 교육청은 학교 측이 이들을 퇴학 조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범죄행위가 심각해 퇴학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해당 학생이 학교 징계에 불복해 시 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하는 절차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