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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회의 금한다, 엄정조치…의견수렴 자리 곧 마련”[전문]

김미영 기자I 2022.07.25 19:40:06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 일선경찰에 서한문
“다양한 견해, 조직분열 씨앗돼선 안돼”
“충분한 믿음주도록 노력할 것”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5일 일선 경찰을 향한 서한문을 통해 “더 이상의 사회적 혼란과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유사한 모임을 금한다”며 “이를 위반하고 모임이 강행될 경우,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지난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에 이어 오는 30일 예고된 경감·경위급 경찰관들의 전국팀장회의를 원천 차단하겠단 포석이다.

윤 대행은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가 조직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 되지 않고 조직분열과 혼란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경찰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국민들이 우려할만한 상황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각 시·도경찰청 또는 경찰서에서 의견을 수렴해 제안하는 방법 등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겠다”며 “조만간 공식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국민이 우려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함으로써 경찰 조직이 심하게 흔들려서는 안된다”며 “청장 직무대행으로서 동료 여러분께 충분한 믿음을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윤 대행의 서한문 전문이다.

사랑하는 경찰 동료 여러분!

현장활력소에 올라온일선 경찰관들의 글, 경찰조직을 생각하는 국민들의 우려, 개인적으로 연락을 준 옛 동료들의 목소리를 접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경찰의 최고책임자로부터 최접점 현장근무 동료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역할과 책임은 다를지언정, 한결같이 조직을 아끼는 마음과 고심의 표현일 것입니다.

하지만, 경찰은 법과 원칙을 지켜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현장 법집행은 물론, 사건처리 과정, 조직내부 관리 등 전반에 걸쳐 반드시 지향점으로 삼아야 할 기준일 것입니다. 경찰 문제가 사회갈등과 혼란의 원인이 될 경우 우리가 지향하는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할 여지도 매우 큽니다.

의견 표현과 소통의 방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목소리와 견해가 조직 발전과 성장의 동력이 되지 않고 조직분열과 혼란의 씨앗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각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질서 있고 규범이 준수되는 풍토가 전제돼야 합니다. 경찰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국민들이 우려할만한 상황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직시해야 합니다.

이것은 구성원을 보호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할 지휘관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 총경급 모임 이후 경위·경감급 모임을 열자는 주장이 있습니다.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연이은 모임이 자칫 국민들께 어떻게 비칠지도 곱씹어봐야 합니다. 더 이상의 사회적 혼란과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유사한 모임을 금합니다. 이를 위반하고 모임이 강행될 경우, 엄정한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양지해주기 바랍니다.

각급 경찰관서장께서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깊이 이해하시고 국민 여러분이 더이상 염려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필요한 조치를 해주기 바랍니다.

경찰청에서는 현장 동료들의 순수한 취지가 도리어 퇴색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지혜로운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각 시·도경찰청 또는 경찰서에서 의견을 수렴해 제안하는 방법 등도 그 실례일 것입니다.

조만간 공식적이고 적절한 방법으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이후에도 더욱 활발하게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계속하겠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서로를 믿고 기다려야 할 시간입니다. 청장 직무대행으로서 동료 여러분께 충분한 믿음을 주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이상 국민이 우려하는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함으로써 경찰 조직이 심하게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동료 여러분의 깊은 이해와 공감을 당부드립니다.

2022년 7월 25일

경찰청장 직무대행 윤희근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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