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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당권파인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안정치연대 브리핑에서 “대안정치연대 소속 의원 전원이 민주평화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새 출발을 다짐하는 차원에서 월요일인 12일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화하겠다”고 말했다. 탈당계는 12일로 냈다. 남은 시간 동안 정동영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를 설득해 인원 누수없이 신당을 꾸린다는 복안이다.
당권파는 즉각 반발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대안정치 모임에서 즉각 당권을 내려놓으라고 주장하면서 탈당을 시사한 것은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명분이 없다”며 대안정치연대의 탈당 결정을 비난했다.
대안정치연대에는 유 원내대표를 비롯해 천정배·박지원·장병완·김종회·윤영일·이용주·장정숙·정인화·최경환 의원 등 10명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당적이 바른미래당인 만큼 탈당이 아니라 당직사직서를 냈다. 이들이 민주평화당을 떠나면 정 대표와 바른미래당 당적의 박 수석대변인 그리고 중립으로 알려진 황주홍·조배숙 의원 등이 남는다. 일부 의원은 당권파나 대안정치연대에 속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나서는 등 독자 행동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평화당은 대안정치연대의 탈당이 확정될 경우 의원 수가 한자리대로 쪼그라든다. 의원수에서도 탈당파에 밀려 ‘호남적자’를 주장하기 애매해진다. 급한 건 대안정치연대도 마찬가지인 만큼 분당 후 대외 세력 확장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주평화당 지도부는 ‘뉴DJ’라 지칭한 인재 영입과 조기 공천으로 세대교체를 이뤄 빠르게 당내 분위기를 수습할 계획이다.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당내 문제로 원활하지 않았던 인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며 “민주평화당은 작지만 호남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일 대 일 구도가 충분히 가능하고 승산도 있다”고 밝혔다.
대안정치연대 역시 민주평화당에서 탈당한 후 꾸릴 비대위에 외부인사를 위원장으로 영입할 계획을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깜짝 놀랄만한 인사를 데리고 오겠다”고 장담했다.
민주평화당의 분당은 호남발 정계개편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세가 비교적 안정적인 여당을 제외한 야당들이 총선을 대비해 세력불리기에 집중할 것이라는 것. 역시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의 행보가 첫 관심사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 측과 통합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바른미래당의 분당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시그널도 계속 나오는 중이다.
유 원내대표는 “바른미래당 의원들을 바라보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제3지대’에 힘을 싣기 위해서는 한 석이 아쉽다. 정동영 대표도 지난 5일 당대표 1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녹색당과 청년당,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해 21대 총선을 치른다는 계획을 밝혔다.
탈당계가 오는 12일 자로 제출된 만큼 정동영 대표와 유성엽 원내대표간의 담판으로 극적 합의를 이룰 수도 있다. 대안정치연대가 곧바로 탈당하지 않은 것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유 원내대표는 정 대표를 향해 “탈당이 결행되지 않고 (당권파와)함께 가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다시 한길에서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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