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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7시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북측 주최 환영만찬은 남북 이산가족이 가족별 달라진 테이블을 찾는데 애를 먹으며 예정보다 늦춰진 7시 17분쯤 시작됐다. 만찬에는 오곡밥, 돼지고기 완자탕 등 식사메뉴와 함께 북한의 ‘은정차’와 인풍술, 대동강맥주도 놓였다.
이번 상봉에서 여동생을 다시 만난 김한일(91)씨는 70이 넘은 여동생 접시에 연신 음식을 덜어주느라 바빴다. 김씨가 여동생 김영화(76)씨의 접시에 쑥떡과 밥조개게장찜을 덜어놓자, 여동생 김씨는 쑥스러워하면서도 기분 좋게 웃었다.
역시 북측의 여동생을 만난 신재천씨는 여동생 신금순(70)씨의 손을 꼭 잡으며 “보고싶은 마음은 한도끝도 없다”며 앞서 단체상봉에서는 가져오지 않았던 카메라를 꺼내 연신 사진을 부탁했다. 신씨는 옆자리에 앉은 다른 이산가족에게도 “생전 처음 밥도 같이 먹는 것”이라며 감격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헤어졌던 딸을 다시 만나게 된 남측의 한신자(99)씨와 딸들을 서로에게 계속해 음식을 덜어주며 챙겼다. 한씨의 딸 김경실(72)씨는 손이 떨려 젓가락질을 잘 하지 못하는 한씨에게 닭고기를 직접 떠먹여드리는 한편, 한씨는 “많이 먹으라”며 딸들을 챙겼다.
한편 이날 만찬을 끝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 일정을 마친 남북 이산가족은 21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개별상봉의 시간을 갖는다. 개별상봉에 이어 오후 12시부터는 가족별로 객실에서 별도의 식사 시간도 갖는다.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가족별 별도 식사 시간이 마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비롯해 남북 이산가족은 22일까지 모두 6차례, 총 11시간의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