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15兆 더 사겠다는 국민연금기금…증시 레벨업 이끈다

정수영 기자I 2017.05.25 17:15:14

내년 국내주식 비중 18.7%, 2022년 20%까지 확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200 편입 대형주 순매수
국내증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호재될 것

[이데일리 정수영·이후섭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국내 주식 투자액을 15조원 더 늘리겠다고 밝힘에 따라 상승세가 시작된 증시에 대형 호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이 주도해온 한국 증시가 국내 대표 기관투자자 중심으로 투자흐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민연금공단은 중기 자산배분과 내년 기금운용계획에서 국내주식 비중을 내년 말 18.7%로 늘리고 2022년 말에는 20%안팎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분부의 국내 주식 투자액은 지난해 102조4000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122조6000억원으로 증가한다. 다만 올 2월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액이 107조원임을 고려하면 15조원 늘어나는 셈이다.

◇증시, 외국인→기관 주도…“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 주식 투자비중 확대를 반기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주주권리가 강화되고 기관투자가들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까지 가시화된 상황이라 수급측면에서 큰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가 지긋지긋한 박스피를 탈출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계기가 마련되는데 있어 실질적인 뒷받침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만성적으로 가장 저평가된 시장 중 하나로 최근 몇년간 기업이익은 늘고 있는데 박스권에 갇혀 있던 증시가 이제서야 빛을 발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기업가치 정상화 과정과 맞물려 국내 증시에 굉장히 큰 우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주식 투자비중 확대에도 주목한다. 해외주식 투자비중은 지난해 말 15.3%에서 2022년말 25% 내외로 높인다. 1500조원 규모의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국민연금의 투자비중은 약 7%에 달할 정도로 높다. 그 만큼 어지간한 국내 기업은 국민연금이 이미 투자하고 있어 추가로 투자할 투자대상이 제한돼 있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경기 회복의 온기를 공유하겠다는 의도다. 변 센터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나 유럽에서 계속적으로 경기 부양에 힘써왔고 지난해부터 미국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진입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보는 경기선행지수도 이미 지난해 반등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연기금, KODEX200·SK하이닉스 가장 많이 샀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액 확대 소식을 대형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주로 담고 있는 종목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된 대형주인 만큼 이 상장사 주식으로 자금이 대거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은 코스피 주식을 1조853억원 어치, 코스닥 종목을 556억원 어치 각각 순매수했다. 연기금이 많이 사들인 주식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기(009150), 롯데쇼핑(023530), LG화학(051910), POSCO(005490), 대한항공(003490), LG(003550) 순이다.

종목 대부분은 올 들어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24.83%, 삼성전기는 62,20%에 이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없는 코스피200 종목 위주로 현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하면서 “이럴 경우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