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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美서 메모리 만드나…"인텔과 현지 생산 협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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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16 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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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오하이오 공장 임차·합작 방안 거론
HBM 등 민감 기술…정부 반대 가능성
美 관세압박·韓 협상카드 사이서 난처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처음으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두고 인텔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사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는 큰 성과가 되겠지만, 한국 정부의 반대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사진=AFP)
(사진=AFP)
로이터통신은 16일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해 SK하이닉스가 인텔이 미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반도체 공장 일부를 임차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인텔, 메모리 물량 확보를 원하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과 합작사를 세우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소식통 2명은 전했다.

다만 한 소식통은 논의가 탐색 단계로 아무것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다른 형태의 거래도 검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하이오에서 어떤 반도체를 생산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서버·PC·스마트폰에 쓰이는 D램과 저장용 낸드플래시를 만들며,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선두 업체다.

협상이 성사되면 경영난을 겪는 인텔은 부담을 덜고, 트럼프 행정부는 반도체 기업들에 미국 내 생산을 압박해온 성과를 얻게 된다. AI·데이터센터 투자가 쏟아지면서 메모리 반도체는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걸림돌은 한국 정부다. 소식통들은 HBM은 물론 D램 생산도 민감 기술로 분류돼 한국 정부가 반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산업통상부는 로이터에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지만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면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른 심사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가 생산 거점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 단계에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인텔은 추측성 보도에 대한 언급을 거부하면서도 오하이오 부지 투자는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생산은 인건비와 건설비가 높고 공급망도 아시아에 몰려 있어 한국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 그럼에도 SK하이닉스로선 미국 공장을 검토할 이유가 충분하다. 지난 7월 미 나스닥에 2차 상장한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만 짓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고객사와 각국으로부터 반도체를 더 공급하라는 막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정부가 지분을 가진 인텔도 재무 부담을 덜 수 있다. 인텔은 2022년 오하이오에 최대 1000억달러(약 136조 3700억원)를 들여 세계 최대 반도체 단지를 짓고 2025년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공장 2곳의 완공 시점은 2030년과 2031년으로 밀렸다.

양국 정부를 모두 만족시키기는 쉽지 않다. 한국 정부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서남부 지역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서두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미국 내 생산을 늘리지 않으면 한국·대만 기업에 최대 100% 관세를 물리겠다고 경고했다.

한미는 관세 인하 대가로 한국이 지난해 약속한 3500억달러(약 477조 2950억원) 규모 대미 투자 이행을 두고도 줄다리기 중이다. 이 가운데 1500억달러(약 204조 5550억원)는 조선업에 배정됐지만 나머지 2000억달러(약 272조 7400억원)는 정해지지 않았다.

소식통 2명은 한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대미 투자를 협상 지렛대로 쓰려 하고 미국은 빠른 투자 확약을 압박하면서 SK하이닉스가 난처한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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