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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美 '온플법' 반발…'공정화법'도 무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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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렬 기자I 2025.07.28 17:52:44

美 하원, 공정위에 다음달 7일까지 설명 요청
정무위, 입법 일시 중단했으나…향후 불확실성↑
"이례적…대선 공약이나, 독립적 입법 추진 한계"
온플법, 독과점법·공정화법 분리 설명 기회 시각도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미 통상협의로 잠시 중단된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입법 논의가 협의 마감시한인 다음달 1일 이후에도 이뤄질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 의회가 이례적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식적인 법안 설명을 요구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사진=공정위)


‘다음달 7일’까지…美 의회 압박

2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미 하원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짐 조던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국가·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 명의로 한기정 공정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서 미 하원은 온플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온플법이 미국 기업을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는 데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미 하원은 한 위원장에게 다음달 7일 오전 10시(현지시간)를 시한으로, 온플법이 미국 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briefing)할 것을 요청했다.

미 하원은 “법사위는 외국의 법률이 혁신적인 미국 기업에 어떤 방식으로, 어느 정도까지 차별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그러한 법률이 자국 이외 경쟁자를 보호하고 있는지를 감독하고 있다”며 “한국 온플법은 혁신을 저해하고 연구개발에 대한 유인을 약화시키며, 적대적 국가에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하원은 과거 유럽연합(EU)이 2022년 제정한 디지털시장법(DMA)을 문제 삼으며 EU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미 하원은 “해당 법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행위까지도 비유럽계 기업에 한해 금지하고, 이들 기업에 과도한 규제를 부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하원은 온플법이 DMA와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미국 산업계의 지속적인 요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글·아마존 등이 속한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관계자는 “미 의회 서한은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이 한미 무역 협상에서 미국 정부가 우선순위로 두는 ‘비관세 장벽’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미 양국 간 고위급 무역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 의회가 공정위원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미국 산업계를 대변하는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도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플랫폼 규제로 인한 심각한 통상 마찰 발생 가능성을 고려, 관련 입법 논의를 중단하고 미국 정부와 한국 소비자·시민사회·학계, 업계와 긴밀히 협의해 한미 양국 간 기술 규제에 대한 조화로운 접근 방식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통상협의 이후엔 가능할까

미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에 우리 국회도 온플법 입법을 잠시 미룰 계획이다. 일단 통상협의 시한인 다음달 1일 이후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온플법 심의가 있었던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서 여당은 미국과 통상 문제를 고려해 논의를 잠정 연기하자고 제안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과 통상을 앞두고 있고 미국 정부가 이 법(온플법)을 비관세장벽으로 보고 있으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심의는 한미 통상협상이 끝난 이후로 미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비슷한 법안이 많이 나와 있기에 절충을 하고, 좀 더 숙고해서 심의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다만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통상협의 이후로도 법안 논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미 하원이 공정위에 상호관세 부과 시한인 다음달 1일 이후인 7일까지로 기한을 잡은 것은 온플법에 대한 문제 제기는 통상협의 마감 시한과 무관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황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 하원 법사위가 다른 나라 정부 기관의 입법에 왈가왈부하면서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듯한 모습은 굉장히 이례적이고, 주권 국가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미국이 존중과 양해를 도외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 대선 공약이지만, 입법을 독립적으로 추진하기엔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미 의회 설명을 계기로 온플법 입법에 부담을 덜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온플법은 크게 ‘온라인 플랫폼 독점 규제에 관한 법률’(독점규제법)과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공정화법)으로 나뉜다. 여당은 공정화법의 경우 애플·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규제 대상이 되지 않기에 통상 우려가 없다고 보지만, 미국 측이 공정화법과 독점규제법을 따로 분류해 보지 않고 문제 삼고 있다고 주장한다. 입법을 추진하는 것이 공정화법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미국의 문제 제기가 없을 것이란 셈이다. 여당 관계자는 “우리는 온플법과 관련한 내용을 잘 알기에 독과점법과 공정화법을 분리해서 보는데, 미국은 분리하지 않고 단순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미 하원 요청에 응해 설명하는 방향으로 그 시기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설명 시기와 방식을 포함해서 어떻게 대응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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