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지난 10일 청와대 개방 행사에서 74명 국민대표단이 들고 입장했던 ‘매화꽃다발’을 두고 일각에서 억측이 일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은 게 풍수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던만큼 ‘귀신을 쫓는’ 의미의 ‘복숭아꽃’이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복숭아 나무와 매화가 가진 의미들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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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A: 이와같은 혼란이 야기된 건 매화꽃과 복숭아꽃의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 차이점이 있습니다. 우선 매화는 꽃잎 모양이 둥글고, 꽃대가 없습니다. 복숭아 꽃의 경우 꽃잎 끝이 뾰족하며 꽃대가 짧습니다.
우리나라 무속·민속에서 전해지는 의미도 전혀 다른데요. 매화(梅花)는 사군자의 하나로 봄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 주는 ‘눈 속의 꽃’입니다. 봄이 다가오면 추운 날씨 속에서도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게 바로 매화꽃이기 때문인데요.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해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 정신의 표상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반면 복숭아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과수로, 악귀를 쫓을 뿐만 아니라 열매는 신선이 먹는 불로장생의 선과(仙果)라 여겨 주술적인 나무로 신성시해왔습니다.
지난 10일 대중에 활짝 열린 청와대 국민개방 행사에서는 74명의 국민대표단이 매화꽃다발을 들고 입장하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74년 만에 국민 품으로 돌아온 청와대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국민대표 74명이 모두 함께 입장했는데요.
이들이 매화꽃다발을 든 건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함께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켰다는 상징적인 의미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봄이 가기 전’에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고, 국민 여러분께서 그 아름다운 산책길과 일상을 회복하는 날에 청와대를 거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 약속을 지켰다는 의미로 ‘봄의 상징’인 매화꽃다발을 들고 입장한 겁니다.
이 매화꽃다발은 한때 논란을 일으켰는데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네티즌들이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서 복숭아 꽃가지에 맞은 저승사자가 정체를 들켰던 장면을 언급하며 “귀신 쫓는 복숭아 꽃가지”라는 추리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문화재청 쪽으로 문의전화가 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청와대 개방행사에서 국민대표단이 손에 들었던 건 꽃잎 모양이 둥근 ‘매화꽃다발’입니다. 또한 ‘봄이 가기 전에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약속 이행을 상징하기 위해 ‘봄의 시작’을 알리는 매화를 선택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