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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066%포인트 오른 2.303%, 10년물 금리는 0.095%포인트 뛴 2.733%로 마감했다. 전날 2.2%대, 2.6%대에서 마감했는데 이날 추가 상승해 3년물은 2018년 3월 5일(2.311%), 10년물은 2018년 5월 21일(2.769%) 이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2년물, 5년물도 0.050%포인트, 0.097%포인트 올라 2.0%대, 2.5%대에서 추가 상승했다. 20년, 30년물 금리도 각각 0.031%포인트, 0.022%포인트 오르면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국채 시장 약세를 촉발한 것은 우리시간으로 10일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 발표를 앞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벤치마크로 사용되는 미 국채 금리 급등 영향과 추경 증액 논란에 따른 물량 부담 우려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8일(현지시간) 오전 4시께 0.22%포인트 오른 1.938%를 나타내며 1.94%에 가까워졌다. 2년물 금리도 0.027%포인트 오른 1.323%를 나타내며 1.3%대 초반에서 오르고 있다. 각각 2019년 11월, 2020년 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작 시점으로 점쳐지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이 아직은 대다수 전망이나, 0.50%포인트 인상을 내놓는 ‘빅샷’ 가능성도 32.7%에 달한다. 연준의 긴축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더 빠르거나 금리 조정 폭이 커진다면 국채 금리 상승 흐름도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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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있었던 30년물 입찰 부담이 이어졌을 수도 있고, 추경 증액 요구 소식도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정부가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 통과시켜 버리면 물량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주 미 국채 입찰이 예정된 만큼 금리 상승 기간이라고 판단돼 국고채 금리도 더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시기인 만큼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선물 매도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년과 10년만기 국채선물을 각각 3조9823억원, 4078억원 가량 순매도 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장 대규모 증액이나 지출 구조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오는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추경 증대 요구는 이어질 전망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추경) 14조원을 발표했을 때도 금리가 30bp(=0.030%포인트) 올랐다”며 “(증액할 경우) 국채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까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한은의 2조원대 국고채 단순 매입 등 시장 조치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국채시장 약세 흐름에 대한 우려의 발언을 내놨다.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이 급하기 때문에 정부안을 국회가 통과시켜 달라면서도 시장 변동성 요인을 점검해야 한다는 당부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요인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대외적 물가 상승압력 속에서 국내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점을 두기 바란다”고 전했다.
우 연구원은 “지금 상황에서 국고채 금리 상단을 예단하는 것은 힘들다”면서 “대부분 한은의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2.0%까지 높아지긴 어렵다고 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뿐 아니라 추경 물량 부담과 미국 긴축 영향이 뒤섞이면 상단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