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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 검찰 고발을 넘는 강한 규제를 해야 부당한 내부거래가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재산권 침해 문제 등 위헌소지 논란이 있어 실현가능성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용현 KDI 시장정책연구부장은 24일 KDI가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개최한 ‘상생적 기업생태계와 재벌개혁의 방향’ 주제의 콘퍼런스에서 기업집단 내부거래의 개선방안에 대해 “현행 내부거래 관련 규율은 사후 행태 규제인데 (지분 매각 등) 구조적 접근방법을 도입하고 소수 주주의 견제를 강화해 사각지대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현재 부당한 내부거래 및 총수일가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법인 및 자연인에 대해 검찰 고발조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만으로는 부당한 내부거래를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KDI측의 주장이다.
그는 “내부거래 목적의 신규 회사를 설립할 때는 (사전 규제로) 계열사들만 출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총수일가 지분을 제한해야 한다”며 “내부거래가 부당이익을 제공하고 효율성마저 저해한다면 총수일가 지분매각 명령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조치는 우리 사회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과장은 “현실적으로 법집행 가능성과 국회 통과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총수지분 매각 명령은 재산권 침해 등으로 위헌문제가 있고, 총수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일감몰아주기 회사를 간접지배하는 방식으로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보다는 현재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에 담긴 방안이 우선시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법상 대기업 총수일가가 지분을 20%(상장사는 30%) 이상 보유한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등 기업들이 총수지분율을 29.99%로 낮추면서 규제망에서 빠져나가자 총수일가 지분율 규제를 상장사 비상장사 모두 20%로 낮추는 법안을 국회에 상정했다. 아울러 이 계열사들이 50% 초과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했다.
양 부장은 “위헌소지 등 반발이 클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현재처럼 전혀 아무런 방안을 고려하지 않으면 경제력 집중 문제가 심각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