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항공기 누적 운항횟수와 이용 여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1%와 63.6% 감소했고, 코로나19가 본격화된 3월 이후 감소율은 각각 66.5%와 80.4%에 이르고 있다. 각국 방역당국의 강력한 입국제한조치로 내국인 출국과 외국인 입국이 모두 제한받으면서 국제선 이용실적이 상대적으로 더욱 저조한 상황이다. 올해 3~7월 국제선 이용객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5% 감소했다.
5월 연휴와 7~8월 휴가철을 계기로 이용객수 감소폭이 다소 개선된 국내선과는 달리 국제선 운항실적은 현재까지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에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향후 1~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 연구원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된 상황임을 고려하면 특정지역이나 노선으로 수요를 보완할 수도 없다”며 “상대적으로 국내선 수요가 나은 상황이나, 시장규모와 LCC들의 경쟁강도 등을 감안하면 현 상황의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등 획기적인 국면 전환이 이루어지더라도 그 효과가 발휘되고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지 연구원은 “공급량(ATK) 변화는 크지 않았으나, 3월부터 운송 수요가 집중(FTK, 전년 동기 대비 10.1% 증가)되면서 운임과 가동율이 동시에 상승했다”며 “그러나 절대적인 이익규모와 수익성 개선 원인을 감안하면 이번 2분기 실적의 의미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악화된 영업환경 하에서 화물이 실적 하방을 일정수준 지지하며 이익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근본적인 수익구조의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특히나 화물 성수기인 4분기와 연말까지 예정된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감안하면 2020년에는 연간 영업흑자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나, 2021년에도 올해와 같은 흑자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매출 회복이 지연된 상황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둔화하고, 현 수준의 화물운임 유지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영업이익 창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 연구원은 “사태 초기 수 개월간 침체를 거쳐 ‘V’자 반등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여객수요가 당분간 저조한 수준에서 유지되다 백신 개발 등의 효과가 본격화된 이후 빠르게 회복되는 ‘L’자 또는 ‘U’자형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전세계 항공수요가 2024년 이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지 연구원은 “해외에서 조달한 6억달러에는 대한항공의 지급보증 외에 한진인터내셔널의 부동산 담보가 설정되어 있고, 수출입은행을 통해 조달한 3억달러는 대한항공 자체 담보(항공기 등)와 지급보증이 제공되어 있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항공 및 호텔업에 대한 금융시장의 부정적 시각을 감안하면 우발채무 일부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여객수요 회복에 기반한 가시적인 이익창출력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하향압력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 연구원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경우 대형 항공사를 중심으로 한 화물 공급 생산능력(capa) 증가로 화물부문의 초과이익이 점차 축소되고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창출도 한계에 이르게 된다”며 “백신 개발 등 획기적 국면 전환을 통해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 신용등급 하향압력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