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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조국인 판사는 8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를 받는 최모(60)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최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이수명령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중학교 교사로서 학생을 상대로 성적인 발언이나 행위 등을 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농담식으로 했다’며 허황된 변명을 하고 있다”며 “또 피해자들과 합의는 물론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아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는 2017년부터 1년 6개월간 수업 중인 학생들에게 반복해서 성적인 희롱과 학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쁜 여학생이 내 무릎에 앉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주겠다”, “여자는 아프로디테처럼 예쁘고 쭉쭉 빵빵해야 한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에 대한 의혹은 지난 2018년 9월 11일 해당 중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교사들의 성희롱·성차별을 폭로하는 메모지를 학교 곳곳에 붙이고, 교사들의 발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면서 불거졌다. 경찰은 이 가운데 발언 수위가 가장 높은 교사 최씨가 실제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고 판단해 지난해 1월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지난 7월 진행된 증인신문에서 한 학생은 최씨가 학생들의 어깨를 쓰다듬고 학생들을 체벌할 때 허벅지나 종아리, 팔 등을 찔렀다는 취지로 증언한 바 있다.
◇최씨 측 “성적 학대 아냐…학생들 불만이 미투로 표현”
이날 최씨 측은 성적인 학대를 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교사로서 도덕 수업 진행 중 성 관련 과제를 진행하며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집중하게 하려는 와중 일어난 행위”라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설명하려는 교사로서의 재량적 범위”라고 설명했다.
또 최씨 측은 이번 사건이 2018년 스쿨 미투 흐름에서 교사에 대한 불만이 최씨에 대한 폭로로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2018년 스쿨 미투가 벌어지며 (학생들이)집중적으로 포스트잇을 붙이며 전수조사가 이뤄졌다”며 “스쿨 미투로 선생에 대한 적대적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설문조사에 교사가 학대행위를 했다는 것으로 적힌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의 행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평가로 이미 파면 처분을 받았고 고통받고 있다”며 “그러나 법정에서 이러한 행위를 형사법으로 처벌할 만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최씨는 최후 진술에서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신체를 접촉한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최씨는 “남학생의 팔만 꼬집어도 신고와 민원이 이뤄지는 오늘날 공개수업 중 노교사가 여학생을 꼬집고 허벅지를 찔렀는데 어떻게 신고나 민원이 단 한 건도 없을 수 있냐”며 “2018년 서울에 그런 (행위를 할) 도덕 교사는 없으며, 정규수업 중에 일어난 성적 행위를 인지하지 못할 학교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어 “세상에서 가장 못난 교사는 학생들에게 외면받는 교사다. 상당수 학생으로부터 외면받았다는 사실이 부끄럽다”며 “무너진 삶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씨에 대한 선고기일은 다음 달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