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美 대선 전 북미회담 가능성…변수는 중국”

신정은 기자I 2020.08.03 17:01:37

''10월 서프라이즈'' 북미 회담 될수도-SCMP
"중국, 역할 없는 한 의미 있는 협상 불가능해"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회담 성사의 최대 변수는 중국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0월의 서프라이즈’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월의 서프라이즈’란 미국 대선을 앞두고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막판 이벤트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뒤지는 상황인 만큼 3차 북미정상회담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3차 북미정상회담의 성사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중국과의 무역이 절대적인 상황이다. 중국이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북미정상회담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린제이 포드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정책안보 부문 책임자는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한 (미국이) 북한과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협상을 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문제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힘을 실어줄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이처럼 북한 이슈가 갈등의 중심에 설 경우 북한은 중요한 ‘카드’로 부상한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운신의 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SCMP는 북한이 미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미사일 시험이라는 또 다른 ‘10월의 서프라이즈’를 선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미·중 갈등이라는 상황을 최대한 이용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란 분석이다.

수잔 손튼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미·중 갈등으로 인해 북한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며 “미국과 그 동맹국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의 양보를 얻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오는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비핵화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real progress)”을 언급하며 일축했지만, 계속해서 관련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익연구소 한국담당 국장은 최근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게재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에 북한과 합의라는 돌파구를 원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복수의 백악관 고위 관리들에게서 새로운 제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올 가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차 또는 항공편으로 이동할 수 있는 아시아 국가의 한 수도에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합의문 서명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10월의 서프라이즈’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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