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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갑질 덕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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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17.08.24 18:49:58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14년 400만 관객을 이끌며 대중적으로 성공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 일명 ‘님아’라고도 불리는 이 영화를 제작한 한경수 PD는 “방송사 갑질 덕분에 ‘님아’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방송사와 독립제작사 간 불공정한 계약 관계를 꼬집은 한마디다.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건강한 방송 생태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서 독립PD로 활동중인 한경수 PD는 해외 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 방송사와 독립PD간 계약 관행이 불공정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체 제작보다 깎인 제작금을 지급하면서 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는 관행이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에 나오는 주인공 부부는 애초 KBS내 다큐 프로그램 ‘인간극장’을 통해 소개됐다. 이를 눈여겨 본 PD들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키로 결정했다. 다만 국내 방송사와 계약하면 제작사가 저작권을 가져갈 수 없어, 처음부터 국제용으로 제작했다. 처음부터 모든 장면을 다시 찍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는 다시 태어났다.

제작사는 국내 방송사 대신 해외 방송사로부터 제작 투자를 받았다. 저작권은 제작사 몫이었다. 덕분에 극장 개봉이 가능했다. 대중들의 호응도 손쉽게 얻을 수 있었다. 해외 다큐 영화제 출품도 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한 PD는 방송사와 제작사 간 관계가 바로 잡혀야 국내 다큐멘터리 산업도 바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중심에 저작권이 있다.

물론 국내에도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2009년 암스테르담 국제영화제 중편 부문에서 대상을 탄 ‘철까마귀의 날들’이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KBS 대기획 ‘인사이트 아시아’의 5부작중 하나였다. KBS는 제작 계약 당시 촬영 원본에 대해 제작자가 2차 저작활동 하는 것에 대해 인정했다.

제작자는 촬영된 영상을 재편집해 암스테르담 국제 영화제에 출품했고, 아시아 최초로 중편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중 영화로 치면 베니스나 칸느에서 최고상을 받은 셈이다.

문제는 ‘KBS의 배려’가 더 이상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외국이었으면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방송사의 배려’이자 특이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한국 방송사들은 외주제작을 발주를 하면서 가격을 낮춘다. 자체 제작비의 절반 이하로 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PD가 유치한 협찬이나 정부 지원금이 해당 방송사로 귀속되는 일도 있다. 한 PD는 “이런 한국적 상황에서 바이아웃은 안된다”고 단언했다.

대안은 방송사가 제작사의 저작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능력있는 제작자가 추가 투자를 유치하고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방송사가 미래 가치를 제작사와 나눠 갖도록 계약할 수 있다. 국내 방송사의 갑질을 피해 해외 방송사들의 투자를 받는 ‘제작망명’ 사례를 막을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한 PD도 “저작권에 대한 방송사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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