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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차바리아가 티샷을 하는 순간 한 관중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스윙 도중 방해를 받은 에차바리아는 드라이버를 놓쳤고, 공은 오른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평소 온화한 성격으로 알려진 셰플러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그는 해당 관중을 향해 “이런 행동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소리쳤다.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셰플러는 이 홀에서 5.5m 버디 퍼트를 남겨놓은 반면, 에차바리아는 세 번째 샷마저 그린 뒤쪽으로 넘어면서 9.1m의 긴 파 퍼트를 남겼다. 셰플러로서는 홀을 가져가며 승리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에차바리아의 파 퍼트를 그대로 컨시드했다. 관중의 방해가 아니었다면 에차바리아가 티샷에서 큰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이후 셰플러가 자신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둘은 결국 14번홀을 비겼다.
셰플러는 최종적으로 에차바리아를 2&1(1홀 남기고 2홀 차)로 꺾었다. 경기 뒤 TV 인터뷰에서 14번홀 상황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말을 아꼈다.
셰플러는 “솔직히 말하면 이 이야기를 별로 하고 싶지 않다”며 “우리 경기에서 그런 행동은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정도로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인터내셔널팀에 17-13으로 역전승해 우승을 확정한 뒤 진행된 팀 인터뷰에서는 당시 느꼈던 불쾌감을 더 구체적으로 털어놨다.
셰플러는 “정말 화가 났다. 솔직히 상당히 큰 방해였다”며 “우리는 이런 순간에 서기 위해 정말 열심히 경쟁하고 노력한다. 그런데 어떤 관중이 경기 속에 직접 끼어들려고 한다면 문제가 된다.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존중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들이 샷을 준비하고 실제로 공을 치는 순간만큼은 적어도 30초 정도 정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윙 도중 관중이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면 에차바리아가 14번홀에서 그렇게 좋지 않은 샷을 칠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라며 “정말 답답했다. 이 이야기를 더 길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에차바리아 역시 이날 경기 내내 관중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고 털어놨다. 시카고 홈 관중들은 미국 선수들의 좋은 플레이에 뜨겁게 환호했을 뿐 아니라 인터내셔널팀 선수들이 샷을 놓칠 때도 기뻐했다.
에차바리아는 “경기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며 “관중이 그런 방식으로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셰플러의 배려에는 깊은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하지만 우리에게는 품격 있는 세계랭킹 1위 선수가 있었다”며 “그가 내 파 퍼트를 컨시드해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렇게 해고, 덕분에 우리는 그 홀을 비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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