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롯데를 본인이 직접 경영하는동안 일본 경영은 장남 유열 씨가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롯데에 비해 규모 면에서 비중이 낮은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하도록 해 3세 경영을 일찌감치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19일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 위치한 본사 집무실로 출근을 시작했다. 향후 신 회장은 한국에 머물면서 업무 보고를 받는 한편 그룹 인사를 비롯해 각종 현안을 직접 챙길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발 빠르게 대규모 인사를 낼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2분기 9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롯데쇼핑이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4억원을 내는데 그치는 등 주요 계열사들이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데다 마땅한 돌파구도 찾지 못한 탓이다.
경쟁 관계에 있는 신세계그룹이 예상보다 일찍 대규모 인사를 낸 점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5일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부문 인사를 단행하면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쓱닷컴 대표 겸직을 맡기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롯데그룹은 이미 전 계열사 임원 600여 명에 대한 최근 3년 치 인사 평가를 작년보다 20여 일가량 앞당겨 마무리했다. 보통 인사 평가는 10월 말까지 진행했으나 올해는 추석 연휴 전후로 마쳤다. 이에 따라 12월 중순 이뤄졌던 정기 임원 인사는 빠르면 11월 중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사 폭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 회장은 앞서 롯데쇼핑 기획총괄로 신임 HQ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정경운 동아ST 경영기획실장을 선임했다. 롯데쇼핑 기획전략부를 총괄하는 자리에 외부 인사를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순혈주의를 타파한 사실 자체가 신 회장의 강력한 쇄신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이미 자타공인 2인자로 통했던 황 전 부회장이 물러난 상황인 만큼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인사가 예상된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회장은 현재 밀린 현안과 관련한 업무 보고를 받는 단계”라면서 “향후 인사 계획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의 새 판을 짜는 동안 장남 유열 씨는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씨는 올해 상반기 일본 주식회사 롯데에 입사했다. 직책, 업무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사급 이상의 직위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일본 롯데에 입사한 것은 맞지만 입사 시기, 직책은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신 씨의 행보는 신 회장과 유사하다. 일본 롯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3세 경영 수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신 씨가 입사한 일본 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산하 과자·빙과류 제조업체로 한일 롯데그룹의 모태로 평가받는다. 신 회장 역시 일본 롯데에 합병된 롯데상사에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2세 경영 수업에 들어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