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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안보 의원총회에 참석해 “저는 어제 국회 운영위원회가 예정됐는데도 불구하고 대승적으로 연기를 요구했다”며 “대신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라는 것이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는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황교안 대표도 “한반도 주변 안보상황을 보면 우리나라가 한마디로 동네북”이라며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와 회피능력을 볼 때 명백하게 바로 우리를 겨냥한 것인데 이 정부는 정말 태평하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국민적 합의도 없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체결해서 우리 군의 손발을 묶고 주적 개념을 삭제하고 정훈교육도 없앴다”며 “지난 2년여 동안 문재인 정권은 끊임없이 우리 안보를 약화시키는 길을 걸어왔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를 공론화시키면서 여권과 정책경쟁에 나섰다. 나토식 핵 공유란 미국이 핵을 보유하지 않은 서유럽 국가들과 전술핵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체제를 말한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인 비핵화와 구별되는 핵억제전략을 제시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안보를 중시했던 보수 정당으로서의 이미지를 내세워 안보 이슈를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민주연)이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당은 그간 여당의 친일 프레임에 역공을 퍼부었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 당에 친일 프레임 씌우고 반일 선동한 정부 의도가 이번에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매국적 정국전략에 따른 것 아니겠느냐”고 맹비난했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한일갈등이 지금 대한민국 경제를 어렵게 하고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게 웬 떡이냐’며 내년 총선의 호재로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제 눈에는 양정철(민주연구원장)은 협잡꾼”이라며 “양 원장이 국정원장과 검찰총장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했겠냐. ‘입 바른 소리를 하는 야당 의원을 털어라’라고 했을 수도 있다”고 힐난했다. 한국당은 이날 민주당이 한일갈등을 총선에 악용하고 있다며 규탄 시위도 벌였다.
친일·반일 프레임보다 안보 이슈가 대두되면서 2주 연속 꺾였던 한국당 지지율도 반등했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tbs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2.5%포인트 내린 40.7%, 한국당은 2.8%포인트 오른 29.5%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