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자본확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생명보험사들이 올 1분기(1∼3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내놨다. 보장성 보험을 늘리면서 고마진 구조로 수익구조를 탈바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6일 삼성생명은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5663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카드 지분 취득 이익으로 발생한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실적이다.
국제회계기준 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를 고마진 위주로 펼치면서 마진율이 개선된 덕이다. 삼성생명은 일반종신 비중을 보장성보험 중 절반 가량으로 줄인 반면 변액종신, CI(중대질병) 보장 보험 등을 늘리면서 다른 대형사와 다른 행보를 보였다. 여기에 삼성전자로부터 얻어들인 배당이익 등도 영향을 미치며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놨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생명보험사의 기업가치를 결정짓는 주요 요소인 신규계약가치의 증대는 향후 발생할 이익의 선행 지표로 의미가 크다”며 “적극적인 고마진 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독보적인 신계약가치 증가를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한화생명은 1분기 순이익으로 전년 대비 24.1% 오른 1809억원을 기록, 기대치를 상회한 실적을 내놨다. 한화생명 역시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 위주의 상품 전략이 이같은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19.5% 줄었으나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종신 위주의 포트폴리오 변화로 책임준비금전액입이 줄어들면서 이익이 늘었다.
육류담보대출 충당금 적립으로 전분기 적자를 냈던 동양생명은 올 1분기 119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6.4% 오른 실적이다. 저축성보험을 적극 판매하면서 자본적정성 이슈가 제기되나 최대주주인 안방보험의 5283억원 규모 유상증자로 지급여력비율(RBC)은 기존 182%에서 229.5%로 올랐다. 다만 재해사망 관련 고액 보험금 청구건이 발생하면서 미래에셋생명은 시장 컨센서스를 밑도는 11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일회적 요인이라는 평가다. PCA생명 인수효과가 올 2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어서 지급여력비율(RBC) 하락 우려가 제기되지만 변액보험 판매에 강점을 둔 만큼 자본적정성면에선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