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에 따르면 벤츠는 2023년 6월 딜러사 영업용 내부 자료인 ‘EQ 세일즈 플레이북’을 제작해 배포하면서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 해당 자료에는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CATL을 선택한 이유’, ‘세계 1위 배터리 기술력’ 등 CATL 배터리의 장점만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소비자가 배터리 제조사에 관해 문의하면, CATL의 우수성을 강조해 설명하도록 딜러사에 안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EQE 6개 모델 가운데 4개 모델, EQS 7개 모델 가운데 1개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돼 있었다. 벤츠코리아는 독일 본사로부터 받은 교육자료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CATL은 전세계 배터리 셀 점유율 1위 사업자로, 파라시스에 비해 점유율·인지도·기술력 등 측면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는 것으로 공정위는 설명했다. 파라시스의 경우 벤츠 EQ 전기차 국내 출시(2022년) 직전인 2021년 3월 중국에서 배터리 화재 위험으로 대규모 리콜된 이력이 있으며, 국내시장에서는 이 사건 벤츠 차량에만 파라시스 배터리 셀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딜러사들은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소비자에게 CATL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안내하며 차량을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 약 3000대가 판매됐으며 판매금액은 약 281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셀은 전기차의 성능과 안전성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제조사 정보는 소비자의 차량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다. 실제 벤츠가 딜러사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에서도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가장 답변하기 어려운 소비자 질문으로 꼽혔다.
공정위는 벤츠의 행위가 상품을 실제보다 우수한 것처럼 오인하게 만들어 고객을 유인한 ‘위계에 의한 부당한 고객유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딜러사를 사실상 판매 도구로 활용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공정위는 관련 매출액의 최대치인 4% 과징금 부과 기준을 적용해 제재 수위를 정했다. 전기차 배터리 정보가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핵심 정보라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부당고객 유인 행위로 법정 최대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처음이다.
아울러 공정위는 독일 본사가 판매 지침 작성 과정에 관여하고 해당 자료를 다른 국가에 우수 사례로 소개하는 등 법 위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다고 보고 벤츠코리아와 함께 검찰에 고발했다.
황원철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번 조치는 전기차 핵심 부품 정보를 은폐한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제재한 첫 사례”라며 “향후 피해 차주들이 공정위의 이 사건 제재를 근거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등 소비자들의 피해구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새벽배송 없이 못 살아" 탈팡의 귀환…쿠팡 완전회복+α[only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3/PS26031000552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