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는 25일 미국 GM과 약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을 투자해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연산 30기가와트시(GWh)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0GWh는 전기차를 연간 40만~5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SDI로선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 설립 이후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생산 거점을 확보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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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GM을 새로운 고객사로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생산 거점을 구축하게 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GM은 오는 2035년 ‘전동화 100%’를 목표로 빠른 속도로 전기차 양산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에선 이번 합작법인 설립이 한국과 미국의 돈독한 동맹 관계를 상징하는 사례라고 보고 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찾아 “한·미 관계가 첨단 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토대를 둔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대통령의 역사적인 방미 기간 삼성SDI와 GM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발표는 단순한 한국과 미국의 대기업 협력을 넘어 ‘기술동맹’으로서의 양국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또 양사의 합작법인이 한국과 미국 양국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면서 서로에 긍정적인 결과를 낳으리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엔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는 만큼 한국 협력사들엔 미국 진출 기회가 확대돼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의 발판이 되리란 얘기다.
삼성SDI는 국내에도 ‘마더 팩토리’(Mother Factory)와 핵심 소재 연구시설을 구축, 차세대 배터리 기술 연구와 양산 체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마더 팩토리는 첨단 생산 기술과 핵심 공정을 선제 개발·적용해 해외 생산 공장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하는 ‘글로벌 표준 공장’이자 ‘핵심 생산 기지’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GM과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장기적인 전략적 협력의 첫발을 내딛게 돼 기쁘다”며 “GM이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안전성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 전기차 공급망 전략의 핵심은 확장성·탄력성·지속가능성·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앞날을 개척해 나가는 것이고 삼성SDI와의 협력으로 이 모두를 달성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삼성SDI와 함께 셀을 제조해 북미에서 연간 백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능력 향상을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