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기시다 "한일 관계복원 위해 협력…윤 리더십 기대"(종합)

방성훈 기자I 2022.03.10 17:21:38

"역내 평화·번영에 건전한 한일관계 필수…방치 못해"
일 언론, 윤 당선인 "한일관계 정상화" 발언 재조명
"역사인식 차이 등 문제해결 쉽지 않아" 경계 목소리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며 한일관계 복원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본 언론들도 윤 당선인의 과거 발언들을 재조명하며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FP)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당선인을 향해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아직 구체적인 전화 회담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한일 우호 협력 관계를 기반으로 한일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 당선인의 리더십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에 근거한 국제질서의 실현,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번영에 있어 건전한 한일관계는 불가결하다. 한일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일 간 역사 문제와 관련해선 기존 일본 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기본”이라며 “건전한 관계를 되찾도록 새 대통령 그리고 새 정권과 긴밀히 소통하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을 찾아 당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일본 언론들도 일제히 윤 당선인의 승리를 신속 보도하며 한일관계 개선 기대감을 표했다. 한일관계는 2019년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및 이에 반발한 일본의 수출금지조치 등으로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최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체들은 윤 당선인이 한일군사정보포괄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유지, 한일관계 복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를 잇따라 만나겠다고 언급한 점을 특히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권의 대북 유화책을 강하게 비판해왔으며 미일과의 연계 강화를 추구해왔다”며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윤 당선인은 역사 문제,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 문제 등 대일 현안과 관련해 ‘포괄적 해결’(일괄타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도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관한 국제 사회 공조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강제노역 및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 등에 대한 양국 간 인식 차이를 고려하면 관계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고 보도했다.

넷케이는 “강제징용 피해보상과 관련해 일본 기업들의 자산 매각 및 현금화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대처를 잘못할 경우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K방송은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일부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한국 내 여론과 국회 상황 등을 감안하면 양국 간 의견 차이를 좁히기 쉽지 않다는 ‘신중론’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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