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이라니”… 공천 막판 與野, 탈락자 잡음 잇따라

이정현 기자I 2020.03.09 16:34:59

경선 패배 및 컷오프 불복에 무더기 탈당 우려
민주당보다 ‘물갈이 강풍’ 분 통합당이 더 복잡
삼파전 된다면 상대만 어부지리… 지도부 고민

[이데일리 이정현 원다연 기자] 4·15총선에 대비한 여야의 공천 작업이 9일 막바지 수순에 들어가자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자와 경선 탈락자를 중심으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의 결정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인사들이 생겨나면서다.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현역 의원 중 불복 의사를 보인 인사는 신경민(서울 영등포을)·유승희(서울 성북구갑) 의원이다. 신 의원은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에 밀려 경선에서 패배하자 당의 공천과정에 대해 “부적절하고 복잡하다”며 “현역 의원으로서 공천 후보(김민석)곁에 서지 않기로 했다”고 불복했다. 유 의원은 경선에서 김영배 전 성북구청장에게 패하자 상대후보와 당 전략기획위원장 유착 의혹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에 ARS 투표 시스템 하드디스크 및 투표집계표 등 증거보전 신청을 하기도 했다.

민주당 컷오프 대상자 중에서는 민병두(서울 동대문구을) 의원이 가장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문’이 아니라 컷오프 됐다고 주장하며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당 최고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권내 일부 의원들이 불복하고 있으나 재심 요청 선에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애초에 물갈이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데다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터라 탈당으로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상황이 복잡하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주도로 강도 높은 컷오프가 이뤄지고 있으나 그만큼 반발이 거세다. 선거법상 같은 지역에 출마할 수 없는 경선 탈락자와는 달리 컷오프 대상자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 있어 무더기 탈당도 예상된다. 보수야권의 분열로 집권여당이 어부지리(둘 사이의 다툼을 틈타 제3자가 얻는다는 뜻)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통합당에서 무소속 출마를 고려 혹은 확정한 인사는 이주영(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김한표(경남 거제시) 의원을 비롯해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서 낙천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다. 이인제 전 의원도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역시 경남 양산을에서 컷오프되자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는게 아니냐는 예상이 나왔으나 이날 “탈당은 없다”고 말하면서 일단락됐다. 다만 황교안 통합당 대표를 향해 “‘막천’을 바로잡아달라”고 촉구하며 무소속 출마로 인한 경남 양산을의 삼파전 구도의 책임을 미뤘다.

지역 조직이 나서 대신 항명하기도 한다. 정태옥(대구 북구갑)·곽대훈(대구 달서구갑) 의원의 컷오프에 박갑상·송영헌 대구시의원은 각각 성명을 내고 “명분 없고, 기준도 모호했던 통합당 공관위의 공천에 엄중 항의한다”고 반발했다. 곽 전 의원은 재심을 청구한 상황이다.

김태호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산청·함양·거창·합천선거구 예비후보가 8일 오후 경남 거창군 대동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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