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5·10부제 등 차량 운행제한 조치 검토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수요 절감 대책 조기 수립을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중동 상황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확대돼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범사회적 에너지 절약 확산을 위해 필요하면 자동차 5·10부제 등 다각도의 수요 절감 대책을 조기 수립해 달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면적인 차량 운행제한 조치를 시행한 건 1991년 걸프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중동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급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5·10부제를 실시했었다. 1997년 외환위기 땐 2부제(홀짝제) 시행을 검토했으나 실제론 정부가 강제하기보다는 민간 자율 참여 형태로 진행됐다.
이후 2008년과 2011년의 고유가 상황에서도 5부제 등 제한 조치를 시행했으나 공공 부문에만 의무를 부여하고 민간은 권고만 했었다. 2017년에도 공공 부문에 한해 차량 2부제를 시행했으나 이땐 에너지 수급이 아닌 미세먼지를 고려한 조치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았던 2023년에도 ‘차량 X부제’는 검토하지 않았다.
시행 절차는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중심으로 국토교통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5·10부제 도입을 확정하면 각 지방자치단체는 행정명령을 내려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실제 추진 여부는 중동 사태에 따른 에너지 수급 위기 단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에너지 수급 경보 네 단계(관심-주의-경계-심각)에 따라 에너지 절약 대책에 대한 매뉴얼이 있다”며 “현재는 관심 단계인데 이 단계가 격상되면 그에 맞는 안을 마련하고 시행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실제 적용되더라도 공공 부문에 우선 적용하고,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만 민간에 확대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1997년 외환위기 때도 공공 부문에 우선 적용한 후 민간으로 확대했었다.
정부가 국민 불편과 정치적 부담이 클 수 있는 차량 운행제한을 실제 검토한 것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 실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국내에는 약 210일분의 원유가 비축돼 있지만, 국내 원유 공급의 약 7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수급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앞서 정유사의 주유소 공급 가격에 상한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도 외환위기 이후 29년 만에 처음 시행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