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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증류식 소주는 중장년층이 찾는 소위 ‘노인술’이라는 인식과 함께 비싼 전통주로 통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홈술(집에서 음주)과 혼술(혼자 술마시기) 트렌드 확산과 함께 다양한 취향을 찾는 젊은 MZ세대 사이에서도 새롭게 주목을 받으며 소비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류식 소주는 ‘참이슬’, ‘처음처럼’과 같은 일반 주정(에탄올) 희석식 소주와 달리 쌀·보리·옥수수 등 곡물을 발효한 액체를 증류해 만들어진다. 이렇게 증류한 원액을 물과 혼합해 알코올 도수를 조정한다. 상대적으로 도수는 높지만 풍미가 좋고 숙취가 덜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품진로’, ‘화요’ 등이 대표적이다.
하이트진로가 제조·판매하는 ‘일품진로’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2020년) 대비 약 78% 급증했다. 당초 ‘일품진로1924’ 제품명으로 선보였지만 지난해 3월 ‘일품진로’로 바꾸고 제품 병뚜껑을 크리스탈과 같은 디자인으로 교체하는 등 변화를 줬다. 최근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수요가 늘면서 감각적인 느낌을 준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희소성을 부여하는 마케팅 차원으로 매년 한정판 일품진로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일품진로 21년산’은 16만원이라는 고가에도 한정 판매 수량 8000병이 빠르게 완판됐다. 이렇듯 최근 일품진로 판매가 늘면서 하이트진로(000080)는 경기 이천공장 생산라인을 추가로 확보해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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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는 지난해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겸 외식사업가 ‘에바 차우’와 손잡고 프리미엄 증류주 ‘키(KHEE) 소주’를 선보였다. 브랜드명 키(KHEE)는 설립자 에바 차우의 한국 이름 ‘희(Hee)’와 미국식 이름의 미들네임 이니셜 ‘케이(K)’에서 유래했다. 얼핏 디자인만 보면 보드카 같기도 한 키 소주는 국산쌀과 암반수로 만든 최고급 증류주를 표방한다. 알코올 도수 ‘38도’와 ‘22도’ 2종으로 선보였다.
키 소주는 해외시장에 한국 문화와 전통 증류식 소주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출시한 한정판 프리미엄 소주다. 국내에는 신세계·현대·롯데·갤러리아 등 백화점과 조선팰리스 호텔 레스토랑 등 일부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소량으로 한정 판매한다. 최근 배우 고소영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 유명인들이 즐겨 찾는 술로 알려지면서 SNS 등지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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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맛있고 다양한 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증류식 소주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 밖에도 서울 ‘서울의 밤(25도)’과 ‘삼해소주(45도)’, 충주 ‘토끼소주(23도)’, 용인 ‘곰이 사랑한 꿀술(16도)’ 등 지역 기반 장인들이 공들인 다양한 증류식 소주 제품들이 발굴되며 더욱 다양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