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이 큰 최근월물(6월물)을 아예 편입하지 않거나 줄이고 만기가 멀리 있는 선물을 편입, 이를 추종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6월물 마저 5월물처럼 마이너스 사태가 날 경우 ETF 순자산이 제로가 돼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으로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가가 오를 경우엔 최근월물인 6월물의 반등폭이 더 크지만 이를 사실상 포기, 수익률 하락 방어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투자자 입장에선 ETF에 만기가 긴 선물 비중이 높을수록 위험도가 낮아지고 기대수익률이 떨어진다고 이해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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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은 23일부터 시가총액 7100억원 규모의 ‘KODEX WTI 원유 선물(H) ETF’ 운용자산에서 6월물 비중을 절반 이상 줄이고 7월, 8월, 9월물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격 변동성이 큰 최근월물 비중을 줄이고 만기가 멀리 있는 선물 비중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KODEX WTI 원유 선물(H) ETF는 22일까지만 해도 6월물을 79.2%, 세계 최대 원유 ETF인 USO(United States Oil) ETF를 20.8%의 비율로 추종했으나 23일부턴 6월물 비중을 32.9%로 줄이고 7월물(19.3%), 8월물(19.8%), 9월물(9.4%)의 편입 비중을 늘렸다. USO ETF는 18.6%로 비중이 줄어든다.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WTI 원유 선물 인버스(H) ETF`도 6월물 비중을 91.4% 담아 역방향으로 추종했으나 이를 39.3%로 줄였다. 대신 7월물과 8월물을 25%씩, 9월물을 10%로 역방향 추종키로 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원유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진입할 경우 투자자는 투자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고 ETF는 정상적으로 운용될 수 없다”며 “원금 이상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운용 방식을 변경키로 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달 초 ‘타이거(TIGER) 원유 선물 Enhanced(H) ETF’의 운용자산을 5월물에서 아예 12월물로 변경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당시 최근월물이었던 5월물 비중이 52.03%, 12월물이 34.8%였으나 서서히 12월물 비중을 늘려 23일엔 79.81%로 늘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롤오버 비용이 순자산가액의 0.5% 이상 소요될 경우 최근월물 대신 12월물을 추종하도록 하고 있다(하반기엔 롤오버 비용 0.5% 이상시 내년 12월물 추종). 이달엔 롤오버 비용이 순자산가액의 무려 29.08%(14일까지 기준)에 달해 6월물 없이 12월물로 갈아탔다.
세계 최대 원유 ETF인 USO(United States Oil Fund LP) 역시 6월물(근월물)과 7월물(차월물)을 8대 2 비율로 보유했다가 6월물 40%, 7월물 55%, 8월물 5%로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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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들이 최근월물인 6월물을 추종하던 것에서 만기가 멀리 있는 선물 비중을 높인 것은 6월물 역시 5월물처럼 마이너스가 나는 등 폭락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5월물이 만기되는 21일이 지나면 6월물은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완전히 빗나갔다. 6월물 가격이 21일(현지시간) 무려 43.36% 하락, 배럴당 11.57달러로 내려갔다. 그로 인해 22일까지 6월물을 80% 가까이 추종하던 ‘KODEX 원유선물 ETF’의 괴리율이 32.24%로 벌어졌다. 괴리율은 ETF 기초자산의 본래 가치와 ETF 가격간의 차이를 말하는데 플러스일 경우 ETF가 본래 가치보다 고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괴리율 확대로 인해 KODEX ETF는 23일엔 단일가매매로 거래되고 있다. 이는 ETF의 일일 가격제한폭은 ±30%인데 기초자산인 원유 가격이 40% 넘게 급락하면서 ETF 가격이 6월물의 순자산가치(NAV)를 못 따라간 영향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원유는 일일 가격 제한폭이 없다. 그로 인해 20일 5월물처럼 가격이 하룻 밤 새 300% 급락, 마이너스로 가는 사태가 또 다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WTI는 만기가 멀수록 변동성이 낮은 편이다. 6월물이 43.4% 하락했던 21일엔 7월물, 8월물이 각각 28.9%, 24.0% 하락했다. 12월물은 17.1% 떨어졌다. 실제로 KODEX 원유 선물 ETF의 경우 운용자산을 조정한 이후엔 22일 괴리율이 32.24%에서 20.09%로 하락했다. 12월물을 추종하는 타이거 원유 선물 ETF는 0.47%로 안정적인 편이다.
다만 운용사들이 운용 자산을 변경할 때는 투자자들의 혼란이 크지 않도록 이런 사실을 사전에 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난 뒤에 이를 공시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혼란을 초래한다”며 “KODEX는 근월물을 추종한다고 생각해 들어갔는데 근월물인 6월물이 반등(22일, 19.10%)한 것에 비해 ETF가 오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당황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