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코로나19 경제대책 합의 난항…16시간 회의에도 결론 못내

방성훈 기자I 2020.04.08 17:19:14

유로존 재무장관 7~8일 16시간동안 릴레이 화상회의
伊·佛·스페인 Vs 獨·和…EU재정투입 기준·규모서 이견
유로그룹 의장 "합의에 가까워…9일 회의 지속"

마리오 센테노 유로그룹 의장.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 이른바 유로그룹이 16시간 동안 릴레이 토론에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부양책 합의에 실패했다고 CNBC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전날 오후 4시부터 이날 오전까지 총 16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열고, 유로안정화기금(ESM) 구제기금을 활용 방안 및 ‘코로나 본드’로 불리는 유로존 공동채권 발행 등에 대해 논의했다.

마리오 센테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트위터를 통해 “합의에 가까워졌지만 아직 타결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음 날인 목요일(9일) 회의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나의 목표는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차원에서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각 국가와 근로자 및 기업을 지키고 상당 규모의 경기 회복을 위한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주된 원인은 국가 간 의견이 크게 엇갈렸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우선 ESM 구제기금을 활용한 지원과 관련, 코로나19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EU의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촉구했다. 하지만 독일, 네덜란드 등 재정상태가 양호한 국가들이 반대했다.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선 각국 정부가 재정지출을 먼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CNBC는 “유로그룹은 현재 ESM 구제기금 활용을 위해 새로운 신용한도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일부 국가, 특히 네덜란드는 새로운 한도에 따른 조건부 지원을 주장하는 반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은 새로운 재정 목표에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ESM 구제기금 사용 한도를 두고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간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본드 발행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뉘었다. 코로나 본드는 지난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 때 제안됐던 ‘유로본드’와 유사하다. 회원국들이 재정 리스크를 분담하기 위해 회원국 공동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신용도가 낮은 국가들의 대출 부담을 덜어주는 대신 재정상태가 좋은 국가들이 부담을 떠안는 구조여서 재정위기 당시에도 국가 간 이견이 뚜렷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탈리아, 프랑스, 아일랜드 및 룩셈부르크 등은 코로나 본드 발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공동성명서 작성을 추진했으나, 네덜란드 중심의 매파 국가들이 코로나 본드 관련 문구 등에 딴죽을 걸어 논의 자체가 원천 무산됐다. 블룸버그는 양측 간 상당한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회의는 지난달 26일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 대책을 마련토록 유로존 재무장관들에게 2주 동안 시간을 주자고 합의하면서 열리게 됐다.

`코로나19` 비상

- 전국 교정 시설 코로나 누적 확진자 1238명…동부구치소 10명 추가 - “담배 피우고 싶어”…코로나 격리 군인, 3층서 탈출하다 추락 - 주 평균 확진자 632명, 거리두기 완화 기대 커졌지만…BTJ열방센터 등 '변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