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 호흡과 계획 갖고 R&D 진행해야…부품소재 10년은 봐야"
"1인당 GNI 4만 달러 시대 걸맞은 연구조직 돼야"
"출연연이 경제성장률 0.1% 기여한다면 4만 달러 시대 3~4년은 앞당길 것"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저는 코리아 R&D(연구·개발) ‘패러독스’가 아니라 ‘인과응보’라고 생각합니다”
 |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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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연(사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은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비용·저효율로 특징되는 ‘코리아 R&D 패러독스’라는 프레임이 잘못됐다며 이 같이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여러 자원들을 제대로 R&D까지 끌고 오질 못했다”는 게 원 이사장이 얘기하는 ‘코리아 R&D 인과응보’론의 근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세계 1위이지만 연구원 1인당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논문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거의 최하위고 노벨과학상 수상자도 전무한 우리나라 R&D 현실을 얘기할 때 흔히 쓰는 ‘코리아 R&D 패러독스’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연구비와 훌륭한 인적 자원들을 제대로 된 깊이 있는 R&D에 투자하지 못하고 단기간의 성과에만 집착해 낭비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원 이사장은 우리나라 R&D가 중장기적 호흡과 계획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원 이사장은 “예를 들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야기된) 부품소재 국산화 이슈를 보더라도 만약 이것을 ‘연구해봐, 대신 1년 혹은 3년 후에는 뭔가 결과가 나와야 해’라는 식으로 얘기한다면 안되고 10년을 내다보고 해야 한다”며 “당장 급하게 해야 할 R&D사업도 그것들이 연결되는 후속연구가 계속 이뤄져야 성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원 이사장은 부처별로 파편화·소형화 돼 있는 연구과제와 부족한 연구기획 역량도 우리나라의 R&D 경쟁력을 갉아먹는 원인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원 이사장은 “현재 미국의 DARPA(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방위고등연구계획국) 시스템을 도입하자는 논의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분위기에서 잘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자신의 커리어를 걸고 전권을 행사하는 대신 무한책임을 지는 시스템이 바로 DARPA인데 누구도 책임은 안 지려고 하는 우리나라에서 이것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미국 국방부 산하 DARPA는 창의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연구 지원을 통해 인터넷, 스텔스, 위성항법장치(GPS) 등 사회변화를 이끄는 혁신적 성과들을 창출한 국책연구기관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곳이다.
원 이사장은 약 1년 2개월 남은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일로 산하 25개 정부출연연구기관 감사일원화 등 행정시스템 효율화, 유연성 있고 역동적인 출연연 연구문화 조성, 1인당 국민총소득(GNI) 4만 달러 시대를 준비하는 국가 연구 조직을 제시했다. 특히 “임기 내엔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1인당 GNI 4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 연구규모와 연구조직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이 지난 7일 서울 서초동 외교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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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이사장은 “현재 NST 산하 출연연 인력은 1만5000 명이고 2조 원의 정부 예산을 쓰지만 우리와 비슷한 환경에서 4만 달러에 먼저 진입한 국가들의 국책연구소 규모는 우리의 1.5~2배 수준”이라며 “우리도 10년 내에 그 정도 규모와 퀄리티는 가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정도 수준이 돼 출연연이 경제성장률에 0.1% 정도 기여를 할 수 있게 된다면 20년 걸릴 4만 달러 시대를 적어도 3~4년은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지난 1980~1990년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1990~2000년대 초반에 경제성장에 기여한 정도를 고려하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