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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29일 성명을 통해 “촛불정신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과거 토건적폐로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의 예타면제를 따라 하고 있다”며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타당성 검증을 면제한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총 23개,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다. 연구개발 사업(R&D) 3조6000억원을 제외한다고 해도 한번에 20조원을 면제했다. 문재인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타 면제사업만 기존(2017~2018년) 1조2000억원과 이날 24조원 등 총 25조원에 달하고, 전체 면제 규모는 55조원에 달한다. 이번 발표와 별도로 예타를 무시하고 추진되고 있는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을 포함할 경우 전체 규모는 100조원을 넘어선다고 경실련은 지적했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외쳤던 사람중심 경제, 소득주도 성장은 결국 말뿐인 구호로 전락했다”며 “토건사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제고’ 등의 명분을 붙였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이명박 등 전임 대통령들처럼 토건정부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예타 면제사업 결정자들의 책임을 분명히 물을 것”이라며 “사업 특혜 등을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실련은 철저한 타당성 검증 없이 정치적으로 추진한 사업들로 인한 피해가 수십년간 국민들 몫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예타 제도 도입 이전 선거공약으로 추진된 경부고속철도는 건설비가 5조8000억원에서 20조원으로 3.5배 늘어났고 완공도 6년이나 지연됐다. 서울시 2기 지하철 역시 계획이 확정되기도 설계에 착수하는 등 졸속 추진으로 9차례에 걸쳐 사업기간이 연장(설계변경 103회)됐고, 건설비도 4조6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1.5배 증가했다.
예타가 도입된 것은 이처럼 무분별한 토건사업 추진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에 따르면, 1999년 예타제도 도입 이후 지난 2014년까지 도로와 철도에서 예타 시행으로 인한 재정절감액은 90조원에 달한다.
경실련은 대선 후보 시절 토건정책을 비판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이후 토건정부로 돌변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2년 11월 ‘5대문 정책공약 발표’ 모두발언에서 “검토 단계에 있는 대규모 토건 사업은 타당성을 철저히 따져서 추진 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겠다. 한정된 국가 재정을 ‘4대강’과 같은 토건 사업보다 사람에 우선 투자하겠다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말한 바 있다.
신영철 단장은 “토건사업으로 창출되는 일자리는 대부분 단기 일용직 일자리로 잠깐의 경기부양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지속적인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라며 “최근 건설현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일자리 창출 효과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4대강사업처럼 대규모 토건 사업이 일시에 추진되면 수주를 위해 대형건설사들은 물량 나눠갖기와 같은 담합을 유인할 것”이라며 “이들은 직접시공도 하지 않고 하청을 줘 사업비의 30~40%의 공사비를 이익으로 가져가는 몽땅 하청만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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