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빚 부담' 우려…경제에 찬물 끼얹나

김정현 기자I 2018.01.31 16:48:19

1400兆 넘는 가계대출, 이자부담 더 커질듯
소비 위축 가능성…경기 위축 연결될지 촉각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글로벌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천문학적인 가계부채가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취급액 기준 가중평균금리는 전달 대비 0.02%포인트 상승해 연 3.61%를 기록했다. 지난 2014년 10월(3.64%) 이후 3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0.03%포인트)뿐 아니라 보증대출(0.06%포인트), 집단대출(0.04%포인트), 일반신용대출(0.07%포인트) 등이 일제히 올랐다.

이는 지난해 11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여파다. 한은도 글로벌 금리 인상기에 발을 맞추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뛴 것이다. 특히 새해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추후 대출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문제는 가계부채다. 우리 가계는 1400조원 넘는 부채를 안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국내 가계신용(부채)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93%(2016년 자금순환 기준)다. 국제적으로 비교해도 ‘높은 수준’으로 분류된다.

변동금리 비중도 높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이 급증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가계부채가 성장세를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소비’가 문제다. 대출 이자 부담이 터지면 가계는 소비를 줄일 유인이 커진다.

한은은 최근 한 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수준이 높으면 금리 인상시 경기 조절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고 분석했다. 가계부채가 높은 가구일수록 돈을 융통할 수 있는 ‘유동성’에 대한 제약이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소비를 줄이게 되고 이에 경기는 위축된다는 뜻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가계의 소비 지출 감소, 경기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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