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주(株)가 하반기 수주 공백과 성장성에 대한 우려로 주춤하고 있다. 상반기 OLED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새내기주 성적이 신통찮다. 전문가들은 주요 고객사의 투자 계획과 실적 성장에 주목하며 `옥석 가르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AP시스템(265520) 주가는 14.0% 하락했다. 비아트론(141000)은 23.4%, 주성엔지니어링(036930)과 이엘피(063760)도 각각 19.9%, 11.25% 내렸다. OLED 장비 업체들의 수주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매도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월 12만장(120K)에 달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투자는 올해 4만5000장(45K)을 거쳐 내년 3만장(30K)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난 7월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OLED 투자를 보수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이후 OLED 장비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며 “신규 공장인 A4 라인에 대한 시설 투자는 지속되고 있으나 아이폰 이후 OLED 수요처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OLED 장비 발주도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점도 최근 하락세에 일조하고 있다. 윤영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초 기대했던 중화권 투자가 예상보다 지지부진하게 진행되자 OLED 장비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다소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상반기 브이원텍(251630) 힘스(238490) 등이 두각을 나타냈던 공모 시장에서도 OLED 장비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케이피에스(256940)는 희망 공모가 하단(1만6000원)에 못 미치는 1만4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으며 이달 선익시스템(171090)과 야스는 희망 공모가 하단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선익시스템과 야스는 공모 청약에서 각각 0.73대 1, 0.52대 1의 경쟁률로 미달이 발생하기도 했다. 케이피에스와 선익시스템의 경우 코스닥시장 상장 후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부터 실적 회복 구간에 진입하는 OLED 장비주에 대한 선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내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투자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매출 비중이 높아지는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중소형 OLED 투자 규모는 지난해 월 4만5000장에서 올해 13만5000장을 거쳐 내년 15만장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정부 요청으로 OLED 투자가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예정대로 10.5세대(10.5G) OLED 투자는 국내에서, 8G OLED는 중국 광저우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철중 연구원은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발주가 가시화된 장비 업체들은 내년까지 수주 및 이익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와 LG디스플레이 장비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높아 수익성 개선 효과도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해당하는 업체로 김 연구원은 AP시스템, 비아트론, 아이씨디 등을 꼽았다. 이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과도하게 저평가되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AP시스템은 올해 중국 BOE, GVO, CSOT 등과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신규 수주 금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중국 업체들의 수주 분은 오는 4분기부터 매출에 인식되며 내년에는 이들의 매출 비중이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아이씨디의 영업이익률은 상반기 11%에서 하반기 16.5%로 개선될 전망이다. 중국 및 LG디스플레이 매출 비중 확대와 OLED 공정용 소모품인 정전척 매출이 늘어나면서 내년 영업이익률은 1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와 중국 패널업체에서 아이씨디가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은 50% 수준으로 추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