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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우크라이나 3국간 활발한 접견이 펼쳐지며 종전 기대감이 커졌지만 실제는 교착 상태가 이어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 영토 및 안보 보장 문제로 미국 쪽과 이견을 보이면서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답답한 심정으로 정세를 살피고 있다. 현대차는 2010년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준공한 뒤 현지에서 승승장구했다. 2020년에는 제너럴모터스(GM)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도 인수했다. 전쟁 발발 전인 2021년 기준 현대차·기아의 러시아 시장 합산 점유율은 러시아 브랜드 ‘라다(Lada)’, 폭스바겐, 르노, 토요타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 유탄을 직격으로 맞았다. 현대차는 2022년 부품 수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수차례 중단했으며 직원 수를 줄이기까지 했다. 결국 2023년 12월 러시아 철수를 결정하며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현지 업체 아트파이낸스에 단돈 1만루블(약 14만원)에 넘겼다. 당시 매각 계약에는 2년 안에 공장을 다시 살 수 있는 ‘바이백(Buy-back)’ 조항이 포함됐다. 이 옵션을 실행하려면 올해 12월 안에 재매입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달 현지에서 현대 로고를 포함한 상표들을 2034년까지 기한으로 등록했다. 정기적인 지적재산권 등록 차원이지만 연말 바이백 옵션 실행을 앞두고 러시아 재진출을 준비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러시아 자동차(승용차) 생산량은 2021년 140만대에서 2024년 74만대로 감소했으며 단기 내 전쟁 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철수 시설을 통해 자체·위탁 생산하고 있지만, 원래 글로벌 제조사 의존도가 높았기 때문에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 틈을 타 체리자동차, 만리장성차 등이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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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러시아 재진출은 우리 수출 경제를 생각했을 때 반드시 이뤄야 하는 일이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기에 신중해야 한다”며 “러시아가 재진출 기업에 합작, 기술 공유, 현지화 등 요구 수준을 기존보다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