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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국제상업거래소(ICE) 선물거래소 기준 t당 1만 2646달러까지 치솟았던 코코아 선물 가격은 7일 t당 8289달러(12월 대비 34.5% 감소)까지 떨어졌다. 고점 대비 대폭 하락했지만 2년 전보다는 2배 이상 비싼 수준이다. 한 번 오른 가격은 떨어지지 않아 코코아 값 부담은 이어졌다. 고객이 끊길까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던 이씨는 결국 1.5㎏에 5만 5000원정도 하던 기존 다크초콜릿 재료를 4만원 중반대의 다른 제품으로 변경했다. 원재료가 변하면 맛이 변할 수밖에 없지만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이씨처럼 더 저렴한 원재료를 찾아 나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통상 초콜릿 가격은 코코아 함량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진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 안에서 에그타르트 가게를 운영하는 노 모(60)씨도 “맛이 다르면 소비자들이 금방 아니까 바꾸기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빵의 주된 재료인 달걀 가격도 빵집 자영업자들의 목을 옥죈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달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0% 올랐다. 2022년 6월(15.8%)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노씨 가게의 초콜릿 빵 종류는 1개이지만 물가 상승세에 노씨는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지키게 됐다. 포장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하다보니 가격 경쟁력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약 4년간 매장 제품 가격을 올리지 못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빵집은 ‘베이커리 기술자’가 필요해 직원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는 방안을 택하기도 어렵다. 이씨 가게도 6명의 제빵 기술자를 두고 있지만 주 5일, 주 52시간 근무 원칙을 지키며 수요를 감당하려면 사람을 더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씨는 “빵집은 통상 여름철이 비수기라 매출이 많이 줄어든다. 이것저것 원가가 올라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코아와 같은 수입원재료 가격은 국제 가격 인하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수입업자 간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이 올라갈 때는 (판매)가격을 올려놓고 내려갈 때는 그것을 반영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수입업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면 이런 현상이 심화한다”며 “정부가 나서서 수입업자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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