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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에 美긴축까지 엎친데 덮친 한국경제…내년 성장 '빨간불'

공지유 기자I 2022.10.11 22:00:00

IMF,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2.0% 전망
中 경기둔화에 수출 부진…반도체 생산 급감
美긴축에 하방압력 확대…"내년 상반기 침체 우려"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대내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과 주요국 금리 인상 압박 등으로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한 긴축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 장기화 등으로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 상황 역시 올해보다 암울할 거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7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이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앞서 국내외 경제기관들도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6%에서 0.3%포인트 낮춘 2.3%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5%에서 2.2%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IMF는 미국의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가간 긴장이 증가하고 고물가 등 위험 요인이 계속돼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경기 하방위험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글로벌 경기가 둔화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기 회복세가 제한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경제동향 10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개선됐지만 대외 여건 악화에 따름 수출 부진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제조업 부진에는 반도체 경기가 악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력산업인 반도체 부문은 대외 수요 둔화로 8월 가동률이 전월대비 12.2% 감소하고 재고는 3.8% 증가했다. 반도체 생산도 17.3%에서 -1.7%로 급감하면서 8월 광공업생산은 전월(1.5%)보다 낮은 1.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국의 경기 부진에 따라 의존도가 높은 수출도 부진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수출은 전월(6.6%)보다 낮은 2.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대미 수출이 16%로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대중 수출은 6.5% 감소하면서 감소세가 지속됐다. 내년에도 중국 경제가 반등하지 않을 경우 대중 수출이 더 쪼그라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강화로 대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것도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고채 금리 10년물은 8월 3.19%에서 지난달 3.83%로 올랐다. 3년물 국고채 금리도 8월 3.69%에서 지난달 4.19%로 상승했다. KDI는 “반도체 수요 감소로 제조업 기업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대내외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OECD 선행지수와 주요국의 기업 심리지표가 하락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KDI는 “생산과 물류 차질이 부분적으로 해소되는 등 공급망 교란이 점차 완화되는 모습이지만 주요국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지속되고 위험요인도 다수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선진국 경기 둔화 전망에 따라 우리 경기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 “고강도 금융 긴축 영향과 중국의 저성장 회복 여부 등 중요 변수를 살펴보며 내년 경기 전망을 해야 하는데 여러 여건을 보면 올해보다 내년에 둔화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코로나 봉쇄 조치와 미중관계 등 영향으로 내년 중국 성장률 회복 가능성이 낮아 한국의 대중수출이 좋아질 가능성도 많지 않다”면서 “주요국의 금리인상도 6개월 정도 뒤에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어 내년 상반기 세계경제가 크게 둔화하고 우리나라의 성장도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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