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 다시 위험도 '매우 높음'…"대책 없이, 평가만 하면 뭐하나"

박경훈 기자I 2022.03.07 17:31:58

전국·수도권 코로나19 위험도, 9주만 매우 높음 복귀
'관리 가능하다'는 이유로 별 대응 없어, 접종만 독려
도입 취지 따르면 긴급평가→비상계획 검토해야
김우주 "현장은 병상, 의료진 모두 부족…탁상행정"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코로나19 위험도가 두 달 만에 다시 ‘매우 높음’으로 올랐지만 속수무책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는 현재 상황을 두고 관리 가능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정반대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브리핑에서 “전국, 그리고 수도권, 비수도권 모두 위험도 단계를 ‘매우 높음’ 단계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델타 변이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실시한 후 1월 1주차 위험도가 매우 높음에서 ‘중간’으로 잠깐 낮아졌는데, 전국·수도권 기준으로 9주 만에 다시 매우 높음으로 복귀한 것이다.

정 청장은 매우 높음 단계의 이유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50% 상회 △60세 이상의 고령층 확진자 규모 증가 △위중증 환자, 사망자 증가세를 들었다. 실제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주(2월 4주차) 44.0%에서 53.5%로 증가했다. 이중 수도권은 41.5%→49.6%, 비수도권은 50.1%→62.6%로 올라섰다. 60세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중도 전주 13.4%에서 15%로 늘었고, 위중증 환자는 655명에서 819명으로, 주간 사망자 수는 541명에서 901명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지표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올라섰는데도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특별한 대응이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대책이라고는 60세 이상의 고령층, 미접종자, 기저질환자 등을 향해 신속하게 예방접종을 받아달라는 언급뿐이었다.

코로나19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 (자료=중앙방역대책본부)
앞서 지난해 12월 1주차부터 평가한 위험도 평가는 일상회복 이행과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도입됐다. 당시 정부는 5개 핵심지표, 11개 세부지표 등을 종합해 위험도 상황을 매우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5단계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간 평가 결과가 위험도 매우 높음인 경우 △ 4주간 단계 평가 결과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등에 있어서는 긴급평가를 통해 ‘비상계획’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6주 연속 높음 단계를 지나, 매우 높음 단계를 기록했는데도 오히려 방역을 완화하는 모순적인 모습만 연출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그간 위험도 상승 이후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은 적이 없다”며 “방역완화는 완화대로 하고, 평가는 평가대로 하고 있다.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현장에서는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서 일반병실을 트고 있고, 의료진까지 부족한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의 모습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는 14일, 5~11세 소아 백신접종 세부계획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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