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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외교부 홈페이지에 기자 문답 형식으로 관련 사건에 대해 “캐나다가 일부 국가를 규합해 사실을 무시하고 시비를 혼동시키며 이래라저래라하고 있다”며 “중국 사법주권을 심각히 침해했고 법치정신을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력 규탄한다”며 “캐나다는 법치 정신을 짓밟고 법률문제를 정치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캐나다가 여러 국가를 끌어들여 중국을 압박하려 시도하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단둥 중급인민법원은 스페이버가 국가 기밀을 조사하고 불법적으로 제공했다면서 징역 11년형을 선고하고 7700달러(약 890만원) 상당의 개인 자산을 압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또한 스페이버의 형기가 만료되는 즉시 추방할 것을 명령했다.
스페이버는 캐나다의 대북교류단체 ‘백두문화교류사’ 대표로 활동해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대면한 적이 있으며, 2014년 1월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방북을 주선한 경험도 있다. 그는 2017년 7월 평양 국제탁구연맹 세계순회경기대회 등 북한에서 열리는 행사에 다수 관여했다.
캐나다는 중국의 판결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도미닉 바튼 주중 캐나다 대사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결정을 최대한 강력하게 규탄한다”라면서 타국의 외교관들 또한 이 사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쥐스탱 트뤼도 총리 또한 즉각 중국에 항의 의사를 밝혔다. 그는 “마이클 스페이버에 대한 중국의 유죄 판결과 선고는 절대 용납할 수 없고 부당하다”고 비판하면서 “스페이버에 대한 판결은 2년 반이 넘는 자의적 구금과 법적 절차의 투명성 결여, 국제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기준조차 충족하지 못한 재판을 거쳐 내려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중국이 캐나다인에게 잇단 중형을 선고하는 까닭은 현재 캐나다에서 진행 중인 멍 부회장의 범죄인 인도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8년 미국은 멍 부회장이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캐나다 정부에 체포 협조를 요청했고, 이를 받아들인 캐나다는 멍 부회장을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체포했다. 현재 멍 부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심리가 진행 중이다. 관련 재판은 오는 21일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