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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인수 일주일 앞으로…자금조달 방안은 '안갯속'

이재호 기자I 2015.09.23 21:00:00

30일 주식매매계약 체결 유력…10월 중 자금계획 제출
금호고속 인수하는 칸서스 FI 유치, 신세계·애경도 거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이데일리 이재호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 간의 금호산업(002990)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박 회장의 자금 조달 방안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박 회장이 보유한 자산이 수백억원대에 불과해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매각가격 7228억원의 대부분은 외부 재무적투자자(FI) 유치를 통해 마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은 23일 최종 매각가격을 박 회장 측에 통보했다. 박 회장은 늦어도 25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 채권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의사를 밝히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일정상 오는 30일이 유력하다. 이후 10월 말까지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고 심사를 거쳐 연말까지 대금을 납입하면 금호산업은 다시 박 회장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제 관전 포인트는 박 회장의 자금 동원력이다. 주식매매계약 체결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박 회장의 자금 조달 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능성이 희박한 시나리오부터 배제해 나가면 대략적인 윤곽을 그릴 수 있다. 우선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차입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은행들이 금호산업 채권단 일원으로 포함돼 있어 돈을 빌려주기 어려운 상황이며 금호산업과 관련된 자금 지원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곳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박 회장 측도 거액의 이자를 부담할 여력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고속을 칸서스파트너스에 매각한 대금을 금호산업 인수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금호고속 매각대금은 모회사인 금호터미널로 귀속되는데, 이 자금을 활용하면 순환출자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채권단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채권단이 수용하더라도 박 회장이 실제로 이 방식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아시아나항공(020560)의 2대 주주인 금호석유(011780)화학 등 이해관계자들이 금호고속은 물론 금호터미널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벌써부터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논란이 있는 방안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박 회장도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분위기”라고 전했다.

우회로는 있다. 박 회장이 금호고속에 콜옵션(나중에 되살 수 있는 권리)을 붙여 칸서스에 넘기면서 매각가격을 낮추는 대신, 금호산업 인수를 위한 자금 일부를 칸서스로부터 융통하는 방안이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금호고속 매각가격은 3900억원 수준이다.

칸서스 외에도 추가 재무적투자자들이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내에서 백화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와 저비용항공사(LCC)를 계열사로 둔 애경 등이 ‘백기사’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 회장이 보유 중인 금호산업 지분 10.07%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분가치가 700억원 정도에 불과해 대세를 좌우할 규모는 아니다.

한 재계 인사는 “박 회장의 인맥이 상당해 어떻게든 자금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인수대금 대부분을 외부에서 빌려오는 구도인 만큼 향후 그룹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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