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글로벌 자본시장에 오일머니를 적극 풀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제는 외국 자본을 현지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UAE는 최근 자국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5년 내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올해 초부터 투자부를 포함한 각종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투자 홍보에 적극이었던 만큼, 업계는 이번 발표가 어느 정도 예상된 절차였다는 반응이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올해 새로운 외국인 투자법을 발표해 FDI 유치에 적극인 가운데, 누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자본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업계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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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I 유입을 늘리려는 UAE의 움직임은 올해 계속해서 있었다. 앞서 UAE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차례로 방한해 투자 환경 홍보에 적극이었다. 예컨대 UAE 투자부 관계자는 지난 9월 열린 ‘UAE-코리아 투자 및 비즈니스 워크숍’에 참석해 “UAE가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 잠재력이 많은 시장”이라고 이야기했다. UAE 투자부는 지난해 출범한 신생 부처로 글로벌 투자사들의 UAE 진출을 돕는 핵심 부서로 기능하고 있다.
UAE는 정부 연례 회의에서 구체적인 투자 환경 조성에 나서겠다고도 발표했다. 예컨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첨단 제조 △재생에너지 △신기술 분야 활성화가 있다. 물론 홍보도 더 강화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베스트 UAE’라는 통합 플랫폼이 출시됐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홍보·마케팅을 진행해 글로벌 투자 강국 이미지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UAE가 FDI 급격히 늘리려는 이유를 2021년 발표한 ‘UAE 센티니얼 2071’ 비전에서 찾았다. 이 비전은 국가 평판과 소프트파워를 강화해 UAE를 세계 최고 국가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전 가운데는 UAE 경제 규모와 체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투자 시장 활성화가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UAE가 FDI 유입책을 정부 과제로 발표한 가운데, 경쟁국인 사우디 역시 지난 8월 이를 위해 새로운 외국인 투자법을 내놔 눈길을 끈다. 새로운 투자법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앞으로 사우디에서 100% 소유권을 가질뿐더러, 기존과 달리 다양한 산업 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가 비석유 산업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고,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지난해 FDI 유입은 사우디가 255억달러(약 35조 4807억원), UAE는 1126억디르함(약 42조 6495억원)에 달했다. 두 국가 모두 비슷한 시기까지 FDI 유입을 늘리겠다고 공표한 만큼 앞으로 양국의 투자유치 경쟁을 치열해질 전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두 국가 모두 이제 아웃바운드 뿐 아니라 인바운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외적·내적 성장을 모두 이루고 싶어한다”며 “따라서 단순히 외국 투자자에 민영화된 자산을 매각하는 걸 넘어 현지 생태계를 글로벌 투자시장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앞다퉈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