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에도 양호한 이익창출력
3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G그룹 합산 영업이익은 1조6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조5950억원으로 같은 기간 10.3%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4.5%로 지난해 같은 때(4.5%)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송종휴 한기평 연구원은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소비부진 및 경기침체 영향 하에 석유화학 제품 스프레드 약세,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폰 사업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신 생활가전(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등), 모니터·노트북 및 초대형·고화질 TV 수요를 진작하며 가전부문 영업실적을 뒷받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용 전지를 중심으로 한 전지부문 매출 성장을 토대로 예상 대비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전자부문 영업이익은 7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3.9% 감소했다. 특히 2016~2019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5.6%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수요 증가로 모니터, 노트북 등의 IT용 패널 수요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TV패널 출하량 감소 및 수요 불확실성에 대응한 생산조정 등으로 전반적인 고정비부담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기준 약 9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스마트폰(LG전자(066570) MC사업부문)도 올해 들어서는 미국 등 해외시장을 중심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을 선제적으로 출시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속 큰 폭의 판매량 감소세가 이어졌고, 제조자개발생산(ODM) 비중 확대 및 마케팅 비용 절감 노력에도 2분기까지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그나마 전지부문 수익성 개선이 석유화학 부진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전지부문은 주요국 전기차 판매 증가 및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공급 등에 힘입어 매출이 대폭 신장한 가운데, 해외공장 수율 개선 및 원가절감 등으로 2분기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영업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영업이익률 2019년 2분기 6.1%→잠정치 기준 2020년 2분기 9.4%)하고 있다.
통신사업부문 무선부문 가입자당 매출액(ARPU)의 완만한 상승세, 유선부문 실적호조 및 계열 편입 효과 등에 힘입어 중단기간 안정적인 외형 성장 및 영업이익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1분기 영업이익은 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비핵심 자산 매각으로 재무 안정성 하락 압력 제어
LG그룹 재무 레버리지 부담은 확대될 것이나 영업현금흐름 개선 및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 안정성 하락 압력을 제어할 것으로 예상한다.
LG그룹은 2018년 큰폭의 마이너스(-) 잉여현금흐름(FCF)을 기록하며 그룹 차입금 규모가 확대됐다. 2019년 들어서는 FCF 적자 폭 확대와 함께 리스 관련 새로운 회계기준(IFRS 16) 적용에 따른 리스부채의 차입금 가산(2019년 말 합산 리스부채 장부가액 2조3000억원) 영향으로 그룹 재무레버리지 상승세가 지속됐다.
구체적으로 합산 총차입금(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말 32조3000억원(20조원)에서 2019년 말 기준 43조5000억원(29조8000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2020년 3월 말 기준으로는 48조1000억원(33조원)으로 차입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그룹 합산기준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2019년말 기준 각각 147.4%, 28.9%에서 2020년 3월말 기준 151.4%, 31.3%로 상승했다.
다만 화학부문을 중심으로 한 영업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 LC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사업 및 전자결제(PG) 사업 매각 등 비핵심 자산과 사업부문 매각 등을 통한 자금유입을 통해 차입부담 확대를 제어하면서 2020년 말 합산기준 예상 부채비율 146% 및 차입금의존도 30% 등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는 2019년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송 연구원은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중장기 사업경쟁력 강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며 “대표적으로 자동차용 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및 전장부품 등 신성장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LCD 부문은 디스플레이 패널, 필름·소재 등 관련 사업 전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사업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계열사간 사업구조 재편 여부 및 투자정책 등은 중장기 펀더멘털 방향성을 가늠하는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코로나19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보다 악화될 경우 영위 사업별 실적 민감도와 재무적 완충력 수준에 따라 계열사별 등급 안정성은 차별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 연구원은 “기존 추정 대비 실적 괴리가 확대되는 경우 관련 계열사 실적 전망에 대한 의견을 시장과 공유하고 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