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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를 통해 “동물을 가져왔다”며 “사살된 퓨마랑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서 안 가져왔다”며 벵갈고양이를 가져온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하는 저녁에 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했다”며 “그것을 아주 전광석화처럼 사살했다. 그날 저녁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이 눈치도 없는 퓨마가 하필이면 그날 탈출해서 인터넷 실시간검색어 1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퓨마 이슈에 남북정상회담이 묻히는 것을 막기 위해 무리하게 퓨마를 사살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처음에 마취 총을 쏘고 마취가 안 돼서 오후 9시 45분에 사살했다”며 “사살을 안 하고 울타리를 넘어 인근주민에 피해를 끼쳤으면 과연 정부를 얼마나 비난했겠느냐. 동물원 관계자랑 협의해서 진행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김진태 의원이 데려온 벵갈고양이로 인해 이날 정무위 국정감사는 의사진행에 일부 혼선을 빚기도 했다. 김 의원은 아직 벵갈고양이가 준비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같은 당 성일종 의원과 질의순서를 바꾸기도 했고, 고양이를 속기사 자리에 올려놓으려고 했지만 민주당 소속 민병두 정무위원장으로부터 “속기사 석은 안 된다. 내려놓으라. 위원장 허락을 받고 하라”고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후 오후에 재개된 국정감사에서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충실한 의정 활동을 위해 필요한 물품과 기구는 회의장에 반입 가능하다”면서도 “회의장에서 작은 우리에 갇힌 벵갈고양이 눈빛을 보면 사방을 불안에 떨면서 주시하는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의원은 “동물학대 차원에서 질의를 했는데 과연 우리 안에 갇힌 벵갈고양이를 가져온 것은 동물학대 아니냐”며 “퓨마 이슈를 동물학대 차원에서 접근했는데 약 1000만명 이상 반려동물 애호가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학대행위가 있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민 위원장은 이에 대해 “또 하나의 동물학대냐 아니냐는 것은 국민과 시청자의 판단문제라고 보고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동물을 국회에 반입하는 문제는 앞으로 여야 간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진태 의원 측은 “국정감사를 위해 어렵사리 벵갈고양이를 공수해 며칠 간 닭가슴살과 참치 등을 먹이며 깜짝 이색 증인을 준비했다”고 했다.